"'정글의 법칙'과 달라"…식문화 교류에 초점 맞춘 '정글밥' [종합]

입력
2024.08.12 14:59
SBS '정글밥' 제작발표회
김 PD "'정글의 법칙'과는 달라" 자신감 피력
류수영의 오지 한식 전파기, 어떨까

'정글밥'이 현지 식문화 교류에 포커스를 맞추고 이전의 잡음을 지우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현지 주민들의 식문화를 탐방하고 또 한식을 전파하면서 '정글의 법칙' 유사성 의혹을 적극적으로 지울 예정이다.

12일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SBS 사옥에서는 '정글밥'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정글밥'은 원시 부족의 야생 식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한식 문화를 정글 구석구석 전파하는 프로그램이다. 행사에는 류수영 이승윤 서인국 유이와 김진호 PD가 참석했다. 대한민국 주부와 자취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K-집밥 마스터 류수영이 정글을 접수하기 위해 식재료 연구부터 사냥, 요리까지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류수영 외에도 이승윤 서인국 유이가 함께 한다.

이날 류수영은 "(오지에서 요리를 한다는 포맷이)부담은 됐지만 오지에서의 생활은 제 버킷리스트였다. 실제로 가서 식재료를 만난다는 생각이 강했다. 막상 다녀오니 식재료보단 사람들이 더 기억이 난다. 문명권이 아니지만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다. 다 마찬가지로 느꼈다. 사람을 보고 진하게, 기뻐서 운 적이 언제였는지 떠올렸다. '정글밥'을 찍으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다"라고 돌아봤다.

류수영 외에도 이승윤 서인국 유이가 함께 한다. '나는 자연인이다'를 통해 전국 방방곡곡 오지를 누빈 베테랑 자연인 이승윤과 서인국 유이가 뭉쳐 미지의 정글에 한식을 심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특히 이승윤은 류수영과 대학 시절부터 26년지기 절친으로, 서인국과 유이 또한 류수영과 과거 드라마에서 함께한 인연으로 알려져 네 사람이 보여줄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류수영은 "저희가 장을 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시장에서 파는 재료가 다르면서도 비슷하다. 시금치, 마늘, 양파와 비슷한 재료들이 있다. 그럼에도 제겐 매 순간이 도전이었다. 가장 큰 걱정은 '맛이 없으면 어쩌나'였다"라고 회상했다. 이승윤은 "저는 늘 자연인 형님들의 음식을 먹었다. 그 분들보다는 맛있었다. 자연에서 활동하면 배가 많이 고프다", 유이는 "피자나 햄버거가 그리울 정도로 한식을 많이 먹었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라인업은 모두 류수영과의 인연을 갖고 있는 이들로 구성됐다. 김 PD는 "류수영과 함께 하기로 했을 때 서인국 유이 이승윤이 생각났다. 서인국은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다. 항상 몸을 사리지 않는데 이번에는 '일고초려' 만에 섭외가 됐다. 이승윤 역시 류수영과 절친이고 맏형으로 팀을 잘 이끌 것이라고 생각했다. 유이는 인성이 최고다. 네 명이 모이면 두려울 게 없었다. 기대 이상으로 너무나 잘 해줬고 감사했고 영광이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월드 게이'로 해외 팬덤을 구축한 서인국은 이번에도 브로맨스를 예고했다. 서인국은 "데뷔 초부터 메이킹필름 등에서 형들에게 치대는 모습이 많이 담겼다. 여동생만 있고 친형이 없다. 현장에서 형들에게 스킨십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이번에 수영이 형에게도 많이 치대고 기댔다. 과연 안재현은 이 방송을 볼까. 눈 감아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승윤은 "숙소에서 제가 서인국과 방을 많이 썼는데 정말 치대는 스타일이다. 몸도 주물러 준다. 순간 움찔할 때도 있었다. 워낙 살갑고 형들을 좋아한다. 귀여운 동생이다. 애교가 많다. 같이 있는 동안 기분이 좋았다"라고 전했다.

'정글밥', 제작 단계부터 잡음

'정글밥'은 앞서 김병만의 표절 주장으로 부정적 이미지에 얼룩진 바 있다. 당시 김병만은 SBS가 아이디어 도용을 했다고 의혹을 제기했으며 SBS는 "'정글밥'은 2023년 8월 '녹색 아버지회' 스리랑카 촬영 당시 현지 시장에서 산 식재료를 이용해 즉석에서 한국의 맛을 재현해 내는 류수영을 보고 영감을 얻은 '녹색 아버지회' 제작진이 기획한 프로그램"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두 프로그램 모두 김진호 PD의 연출작이며 출연자들이 오지에서 생활 또는 체험하는 과정을 다룬다는 점에서 비판이 모였고 첫 방송 전부터 잡음에 휘말렸다. 이날 제작발표회는 이러한 궁금증에 대해 정면 돌파한 모양새다. 집밥에 능숙한 류수영을 내세우면서 '정글 식재료'를 이용한 한식 문화 전파라는 키워드를 거듭 강조했다. 다만 현지인들의 삶과 문화를 배우면서 그들의 생활 속으로 직접 들어간다는 점 또한 피할 수 없는 공통점으로 보인다.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도 주로 현지의 재료를 채취하는 모습이 주로 다뤄졌는데 이는 이미 익숙한 그림이다.

기시감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숙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김 PD는 "김병만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저 역시 안타깝다. 소통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 10년 동안 '정글의 법칙'을 함께 해준 김병만에게 감사하다. 저 역시 '정글의 법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업그레이드나 다양한 방식을 모색하기도 했다. 다만 이 프로그램은 류수영이 스리랑카에서 한식을 요리할 때 나온 아이디어다. 제가 10년간 다닌 곳이 오지다. 류수영도 오지 아프리카 봉사를 많이 다녔다. 그렇게 만들어졌다. 정글을 배경으로 한 예능은 국내외로 많다. 저희는 기획 의도가 다르다. 생존이 아닌 현지인들과 식문화 교류에 주안점을 두고 제작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새로운 프로그램이라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김병만이 새 프로그램을 들어가는데 진심으로 응원한다. 서로 응원하는 사이"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촬영 당시 현지인의 반응도 들을 수 있었다. 김 PD는 "현지에 사는 한 아이가 '엄마 음식보다 맛있다'라고 하더라"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서인국은 "때 묻지 않은 사람들의 표정을 방송으로 보실 수 있을 것이다. 아무도 따라 할 수 없다"라면서 보람찬 마음을 전했다. 유이는 "언어가 안 통하지만 순수한 마음을 느꼈다. 대화가 아니라 웃음과 행동으로도 다 통했다. 음식도 나눠 먹으면서 현지 사람들 모두가 류수영에게 레시피를 물어봤다. 언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라고 의미를 되새겼다.

한편 '정글밥'은 오는 13일 방송된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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