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방송4법'에 19번째 거부권 행사... "공정성·공익성 훼손"

입력
2024.08.12 15:11
"중대 사안 숙의 없어... 불가피한 조치"
'노란봉투법', '25만원 법'도 거부권 가닥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방송 4법'에 각각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로써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취임 후 19회로 늘어났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은 6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방송 4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재의 요구 대상이 된 '방송 4법'엔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등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이 이미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끝에 폐기된 '방송 3법'에 방송통신위원회법이 추가로 더해졌다.

대통령실은 "야당은 제21대 국회에서 부결돼 이미 폐기된 방송 3법 개정안을 다시 강행처리했고, 방통위법 개정안까지 더해 공익성이 더 훼손된 방송 4법 개정안을 숙의 과정 없이 일방 통과시켰다"며 "방송 관련법은 공영방송 지배구조와 제도에 중대 변화를 가져오는 사안임에도, 여야 협의와 사회적 공감대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정략적으로 처리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재의요구권 행사는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훼손시키려는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에 대응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방송 3법은 KBS·MBC·EBS 등 공영방송의 이사 숫자를 대폭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언론·방송학회 등에 부여하는 방안이 골자다. 방통위법은 방통위 의결정족수를 현행 상임위원 2인에서 4인으로 늘려 '2인 체제'를 방지하는 걸 목표로 한다. 여권은 이 4개 법안을 '야당의 공영방송 영구 장악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윤 대통령이 여름휴가 중이던 지난 6일 "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이번 개정안들은 오히려 그간 누적되어 온 공영방송의 편향성 등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크다"며 이 4개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윤 대통령이 당일 재의요구안을 재가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대통령의 휴가 기간이라는 점, 크게 시급을 요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해 행사 시점이 늦춰졌다.

정부는 13일 국무회의에서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25만 원 지원법)에 대해서도 재의요구안을 의결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의 20·21호 거부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나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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