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우리 증시의 상대적으로 큰 낙폭과 더딘 회복속도에 대해 아쉬워하는 평가가 있음을 알고 있다"며 "회복력을 갖춘 증시로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확산을 통한 상장기업과 증시의 경쟁력 제고가 중요하다"고 12일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상장기업 간담회에 참여해 밸류업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5일 코스피 지수는 8.77%, 코스닥 지수는 11.30% 급락했다. 다음 날 코스피는 6% 반등했지만 폭락 이전인 2700선 중후반을 회복하진 못한 상태다. 반면 미국과 일본 역시 같은 날 증시가 크게 떨어졌으나 곧이어 반등하면서 하락분을 대부분 회복했다. 이를 두고 한국 증시의 약한 기초 체력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지적도 적잖다.
이에 정부는 올 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주요 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는 등 미진한 모습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날 기준 밸류업 공시(예고 공시 포함) 참여 기업은 총 14곳이다.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금융지주가 절반가량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9월 중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하고, 4분기 중 이와 연계한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기로 했다. 세제지원을 더하기 위해 국회 및 이해관계자와의 소통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5일 정부는 밸류업 기업에 대한 상속세 완화,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법인세 세액공제 등 세제 개편안을 내놓았지만 대부분 국회에서 법이 개정돼야 할 사항이다.
김 위원장은 "부채 중심에서 자본 중심으로의 경제구조 전환 측면에서도 기업 밸류업을 통한 자본시장 선진화가 필수적"이라며 "이를 통해 부채 중심의 경제구조를 개선하면 우리 경제의 역동성, 안정성 제고와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