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자 62명 전원 사망' 브라질 항공기 추락 사고… 원인은 기체 결빙?

입력
2024.08.11 20:54
12면
동력 잃고 빙글빙글 돌며 추락
사고 당시에 '결빙 경고' 발령
'저고도 비행' '통신' 안 한 점 의문

탑승객 62명 전원의 목숨을 앗아간 항공기 추락 사고 관련, 브라질 당국이 사고 원인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전문가들은 기체가 얼어붙어 동력을 잃고 떨어졌을 것이라는 추정을 내놨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브라질 글로부TV 등에 따르면, 브라질 조사 당국은 전날 상파울루주(州) 비녜두 인근 주택에 추락한 여객기 잔해에서 블랙박스 2대를 입수, 사고 당시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가장 유력한 추락 원인으로는 기체 결빙이 꼽힌다. 사고 당시 해당 여객기는 추진력을 완전히 잃은 채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며 낙하했는데, 결빙은 이와 같은 동력 상실 문제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게다가 사고 당시 비녜두 지역에는 항공기 결빙 경보가 발효돼 있었고, 실제 사건 직전 결빙 현상을 겪었다는 또 다른 항공기 조종사 증언도 나왔다.

추가적인 의문점도 남아있다. 이번에 추락한 여객기 기종인 ATR-72에 항공기 결빙을 막는 '방빙 장치'가 탑재돼 있었던 점이 대표적이다. 기체 결함 탓에 추락 사고가 벌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설령 방빙 시스템이 고장 나 있었더라도 조종사가 저고도 비행으로 결빙을 피할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근 관제탑에 사고 관련 교신이 전혀 전달되지 않은 점도 의아하다.

추락 여객기가 소속된 브라질 항공사 보이패스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결빙은 (사고 조사의) 시작점일 뿐 아직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보이패스 여객기는 전날 브라질 파라나주 카스카베우를 떠나 상파울루 과룰류스로 향하던 도중 비녜두 인근 주택에 떨어졌다. 이 사고로 승객 58명과 승무원 4명 등 총 62명이 모두 사망했다.

김현종 기자
위용성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