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입국한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받는 직무심화 교육 중 성희롱 관련은 3시간, 기초 법률은 5시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단체들은 성범죄나 인권침해에 노출될 우려가 지속되는 만큼 일회성이 아닌 정기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11일 고용노동부가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외국인 가사관리사 입국 후 직무심화 교육 내용'을 보면 해당 교육은 총 160시간 과정이다. △입국교육(20시간) △선배 특강 및 근로소득·연말정산 및 세액공제(4시간) △한국 사회의 이해(8시간) △한국어 교육(40시간) △가정 내 산업안전(24시간) △가사 직무교육(32시간) △돌봄 직무교육(32시간) 등이다.
입국교육 중 성희롱 예방 교육은 3시간으로 배정됐다. 입국교육 항목 중 가장 적은 시간이다. 서울시와 고용부는 폭행이나 성범죄가 일어날 경우 해당 가정에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적용해 서비스 이용 대상에서 영구 제명할 방침이지만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교육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비영리단체 '이주민센터 친구'에서 활동하는 이제호 변호사는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사례를 보면 자신이 성범죄를 당했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성범죄 피해의 개념과 사례를 더 많이 교육해야 하고, 일회성이 아닌 한국에 머무는 6개월 동안 꾸준히 제공되는 정기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외국인고용법, 근로기준법, 출입국관리법 등 기초적인 법률 교육 시간도 총 5시간에 그쳐 비슷한 지적이 나온다. "용어부터 복잡하고 숙지해야 할 내용이 많은데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인도 이해가 어려운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교육을 별도로 편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직무심화 교육은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민간 관리업체가 준비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4주간 이 같은 교육을 받은 뒤 내달부터 한국 가정에서 근무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