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심장혈관 흉부외과 전문의인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교수를 치어 숨지게 한 덤프트럭 기사가 금고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고 당시 대동맥 수술의 권위자인 주 교수가 응급수술에 대비해 병원에서 10분 거리에 살고 있었다는 사연이 알려져 많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 조아람 판사는 이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모(69)씨에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덤프트럭 기사인 유씨는 지난해 6월 16일 오후 1시 20분쯤 서울 송파구 풍납동의 한 아파트 교차로에서 우회전을 하던 중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주 교수와 충돌했다. 주 교수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을 거뒀다.
유씨는 과실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씨가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 정지해 우측을 주시했다면 주 교수가 탄 자전거를 확인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유씨의 트럭이 차체가 높고 회전 시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쉬워 주의 깊게 전방과 좌우를 주시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주 교수 유족 측이 유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 유족을 위해 3천만원을 공탁했고, 피해자 과실도 상당하다고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