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KT의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14.3% 줄었다. 예년과 달리 임금 협상을 일찍 타결하면서 비용이 먼저 반영된 때문이지만 이를 제외해도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축소됐다. KT는 저수익 사업 구조 개선에 치중하면서 다른 통신사처럼 인공지능(AI) 관련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9일 공개한 실적을 보면 KT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5,464억 원, 영업이익 4,94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영업이익은 14.3% 감소했다. 시장 예측보다 낮은 영업이익이 나온 원인은 평소 3분기에 반영하던 임금 협상 결과를 2분기에 먼저 반영했기 때문이다. 임금 협상 결과로 반영된 영업비용 644억 원을 빼면 연결 영업이익은 5,584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3.1% 감소한 수준이다.
원인은 크게 △기업 서비스 분야에서 저수익 사업의 구조 개선과 △미디어 자회사를 중심으로 한 자회사 실적 부진으로 분석된다. 기업 서비스의 경우 AI 콜센터(AICC) 등 신규 사업이 성장했지만 블록체인, 디지털 물류, 헬스케어 등 사업을 축소하면서 매출이 감소했다. KT그룹 자회사 중에서는 BC카드가 경기 침체 여파로 매입액이 떨어졌고 미디어 시장이 부진을 겪으며 스카이라이프·나스미디어·스튜디오지니 등도 매출이 줄었다.
본업인 무선통신 사업은 전체 휴대폰 가입자는 줄었지만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가 늘면서 매출이 2.5% 성장했다. 통신 3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또 자회사 중 KT클라우드가 데이터센터 사업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매출이 17.1% 늘었다.
KT는 올해 'AICT(AI+통신기술) 컴퍼니'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히고 다른 통신사처럼 AI 사업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AI와 클라우드, IT 분야에서 전방위로 협력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 기술력을 강화하는 한편, 한국형 거대언어모델(LLM)과 소형언어모델(sLLM)을 개발해 AI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MS는 세계적 AI 모델을 보유했고 KT는 국내 1위 B2B(기업간거래) 사업자"라면서 "저희는 MS에 배울 수 있고 MS는 우리 시장을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