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이 8일 서해를 통해 남쪽으로 귀순했다.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주민 1명은 이날 물이 빠진 한강 하구를 통해 걸어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었다. 이후 우리 측에 귀순 의사를 밝혔고, 이를 확인한 군이 인천 강화군 교동도로 이동을 유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군 감시망에는 점 2개가 식별됐다. 애초 2명이 귀순을 시도하다가 1명이 행방불명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북한 인원으로 추정되는 미상인원의 신병을 확보해 관계기관에 인계했다"며 "남하 과정과 귀순 여부 등에 대해서는 관계 기관에서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귀순 인원이 민간인인지 군인인지, 귀순 의사가 확실한지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역시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보고는 받았으나 관계 기관에서 조사 중이라 답변이 제한된다"고 말했다. 다만 신 장관은 "(북한 측) 출발 지점부터 계속 감시해서 (귀순을) 유도한 성공적인 작전"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북한 주민은 국가정보원, 통일부 등 관계기관의 조사를 통해 위장 귀순 여부, 혹은 당황해서 돌발적으로 귀순 의사를 밝혔는지 등을 조사받는다. 합참에 따르면 현재까지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없다.
일각에서는 우리 군이 북한의 쓰레기 풍선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한 것이 이번 북한 주민 귀순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군은 6월 9일 2018년 이후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일부 재개한 뒤에도 북한이 쓰레기 풍선 살포를 멈추지 않자 지난달 21일 모든 전선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시행한 바 있다.
서해를 통한 북한 주민의 귀순이 확인된 것은 지난해 5월 일가족 9명이 귀순한 후 약 1년 3개월 만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북한 주민 4명이 목선에 탑승해 동해 NLL을 넘어 귀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