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파워는 대단해"...'4연속 메달' 네덜란드 요트, 임신 중에도 훈련

입력
2024.08.08 18:08
19면
"육아와 훈련 병행, 쉽지 않았다"
'예비 엄마 궁사' 라마자노바도 맹활약
이집트 펜싱 하페즈, 임신 7개월에 경기 출전

2024 파리 올림픽에는 진정한 '엄마 파워'를 보여준 선수들이 화제다. 육아와 훈련을 병행한 '엄마 선수'는 아이와 함께 금메달의 기쁨을 누렸고 '예비 엄마'는 배 속의 아이와 함께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네덜란드 요트 선수 마리트 보우미스터는 7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마르세유 마리나에서 열린 이번 대회 여자 딩기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보우미스터는 4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에 성공한 것은 물론 2020 도쿄 올림픽 당시 빼앗겼던 정상을 되찾았다. 그는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은메달, 2016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보우미스터는 경기 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다.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며 "이번 금메달은 (이전 3개의 올림픽 메달과 비교해) 최고의 메달"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2022년 5월 출산한 보우미스터는 올림픽 준비 기간 동안 육아와 훈련을 병행하며 조금은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는 "육아와 훈련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고된 훈련을 끝내고 딸의 얼굴을 보면 모든 피로가 싹 풀렸다"며 "엄마와 선수의 역할을 다 해냈기에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전했다.

보우미스터는 금메달을 획득한 건 두 살 딸 덕분이라고 말한다. 그는 금메달을 목에 걸자마자 딸을 향해 달려갔다. 그는 "엄마로서 첫 메달이다. 두 살 딸은 훈련하는 동안 나의 동반자였다. 이제 집에 가서 딸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심지어 보우미스터는 임신 중에도 훈련에 매진했다. 그는 출산 전주까지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훈련했다. 보우미스터는 "아이는 배 속에 있을 때 이리저리 움직인다. 그러다 보니 늘 피곤했고 덩달아 실력도 많이 떨어졌었다"며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훈련에 집중했기에 우승을 거둘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파리 올림픽에는 배 속의 아이와 함께 출전한 선수도 있다. '예비 엄마 궁사' 아제르바이잔 출신 얄라굴 라마자노바는 임신 6개월 반의 몸으로 화살을 날렸다. 특히 그는 안치쉬안(중국)과의 개인전 32강에서는 연장 슛오프까지 치르며 맹활약했다.

라마자노바는 경기 후 "나는 혼자 싸우지 않았다. 아이와 함께 싸웠다"며 "배 속에 아기가 발로 차면 지금 쏘라고 신호를 주는 것 같았고 10점 만점을 쐈다"고 말해 전 세계 예비 엄마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집트 펜싱 선수 나다 하페즈는 임신 7개월에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그는 지난달 30일 펜싱 여자 사브르 16강을 치른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피스트에 두 명의 선수가 올라간 것처럼 보였겠지만, 사실은 3명이었다"며 "나와 상대 선수, 그리고 아직 세상에 오지 않은 내 작은 아기가 함께했다"고 밝혔다.

최이재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