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파리에선 '메달 키스' 대신 연인과 '금빛 키스'가 대세

입력
2024.08.08 15:59


'낭만의 도시' 파리에서 열렸기 때문일까. 2024 파리 올림픽에선 유독 '메달 키스'만큼이나 연인과의 '금빛 키스'가 줄을 잇고 있다. 금메달을 딴 선수가 관중석으로 뛰어 들어가 연인과 키스하는 장면은 극적인 순간을 더욱 극적이게 만들면서 수만 관중을 설레게 했다.


수만 관중 설레게 하는 '금빛 키스'

'스파이더 퀸' 알렉산드라 미로슬라프(폴란드)는 7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르부르제 클라이밍 경기장에서 열린 스포츠클라이밍 스피드 여자 결선에서 6초10에 터치패드를 찍어 2위인 덩리좐(중국)을 0.08초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로슬라프는 우승이 확정되자 공중에서 환호한 뒤 줄을 풀고 내려와 곧장 남편이자 코치인 마테우시 미로슬라프에게 달려가 입맞춤을 나눴다.

5일에는 장대높이뛰기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 '인간새' 아먼드 듀플랜티스(스웨덴)가 '금빛 키스'를 날렸다. 그는 결선 3차 시기에 성공하자 매트에서 벌떡 일어나 관중석에 있던 연인 잉글랜더에게로 달려갔고, 둘은 펜스를 사이에 두고 뜨겁게 입맞춤했다. 이 광경을 지켜본 8만여 관중은 일제히 환호하며 그들의 사랑을 응원했다. 듀플랜티스의 연인 잉글랜더는 스웨덴 출신의 유명 모델이자 디자이너다.

앞서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도 4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테니스 단식 결승에서 생애 첫 금메달이 확정되자 관중석으로 파고들었다. 조코비치의 이름을 열렬히 환호하는 수만 관중을 뚫고 그가 향한 곳은 아내와 아이들이 있는 곳이었다. 그는 먼저 딸을 안고 오열한 뒤 아내에게 입맞춤을 했다.


역사적 장면 망친 '추악한 키스'도 발생

하지만 영화 같은 장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낭만을 벗어난 범죄도 발생했다. 지난달 31일 크로아티아 유도 국가대표 바르바라 마티치가 여자 유도 70㎏급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순간 그의 부친이 관중석에서 자원봉사자에게 강제 키스를 시도하다 성폭력 혐의로 고소당한 것. 딸이 크로아티아 유도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거는 역사적 순간을 아버지가 망쳐버린 셈이다.

김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