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 최대 축전인 제52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11일 서울 목동·신월·구의구장에서 동시에 막을 올려 20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올해 대회에는 역대 최다인 103개 팀이 출사표를 던졌다.
봉황대기는 2025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9월 11일)를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전국대회다. 프로 구단에 최후의 어필을 해야 하는 3학년들과 내년 주축이 될 1, 2학년들의 실력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대회다. 또 단판 승부로 치러지는 토너먼트 방식, 청소년대표팀 차출 등의 특수성 때문에 우승팀을 쉽게 점치기 어려운 흥미진진한 대회로 꼽힌다.
그럼에도 디펜딩 챔피언 대구고는 대회 2연패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손경호 대구고 감독은 “선수들이 봉황대기에는 유독 더 많은 승부욕을 내비친다”며 “고교야구는 하고자 하는 의욕을 가진 선수가 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오는데, 선수들 모두 대회 2연패에 도전하겠다는 열망이 굉장히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에이스 배찬승(3년)이 대표팀에 뽑혀서 1, 2회전 이후에는 던지기 힘들지만, 또 다른 투수 조민규(3년)가 올해 29.1이닝 평균자책점 0.93을 기록할 만큼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여기에 지난해 최우수선수(MVP)인 내야수 양현종과 내야수 권혁빈, 외야수 손재원(이상 3년) 등의 타격감도 물이 올랐다”고 덧붙였다.
대구고가 가장 경계하는 팀은 올해 전국대회 2관왕(이마트배·황금사자기)을 달성한 덕수고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도 “덕수고는 (우승 3회·준우승 1회) 봉황대기와 인연이 많다”며 “이번 대회도 역시 우승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다만 변수도 있다. 덕수고는 3학년 선수 4명(정현우 김태형 박준순 배승수)이 22일부터 청소년대표팀에 소집될 예정이다. 정 감독은 “박준순은 2회전까지는 뛸 예정이지만 다른 선수들은 몸 상태와 본인 의사에 따라 출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참가 학교 중 가장 많은 선수를 대표팀에 보내는 상황임에도 정 감독은 여전히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유희동 임지성 김영빈(3년)이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고, 내야수 박종혁과 유용재(2년)도 있다”며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뛴다는 정신으로 우승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봉황대기 직전 대회인 대통령배에서 깜짝 우승한 안산공업고도 다크호스로 평가받는다. 대표팀으로 빠지는 선수 없이 우승전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송원국 안산공업고 감독은 "(대통령배 우승으로) 선수들의 파이팅이 넘쳐 난다"며 "대진운도 좋은 편이라 기본적으로 8강까지는 진출할 것으로 보고, 이후부터 운영과 전략을 통해 경기를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프로야구 스카우터들은 △청룡기 우승팀 전주고 △1·2학년 자원이 풍부한 부산고 △타격사이클이 좋은 광주일고 △공수주 조화가 잘 짜인 세광고 등을 우승 후보로 꼽았다.
1971년 창설된 봉황대기는 50년 넘는 역사를 쌓아 올리며 역사와 전통을 갖춘 국내 최대 고교야구 축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52회 대회는 11일 개막일에 총 9경기가 열린다. 목동·신월·구의 3개 구장에서 예선전을 치르고, 32강까지는 목동·신월 양 구장, 16강부터는 목동구장에서 ‘초록 봉황’의 주인공을 가린다. 결승전은 30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