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SM 시세조종' 카카오 김범수 구속기소

입력
2024.08.08 10:55
홍은택 전 대표 등도 재판행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장대규)는 8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 위원장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홍은택 카카오 전 대표,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 대표는 불구속 기소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16∼17일, 27∼28일 등 4일에 걸쳐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공개매수가 12만 원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시세조종은 김 위원장의 지시하에 계획적으로 이뤄졌다. 카카오 그룹은 계열사의 경영상황과 재무구조 개선, 상장을 위해 SM엔터 인수를 시도했다. 그런데 하이브가 경쟁자로 등장하자 시세조종으로 공개매수를 저지하기로 했다. 검찰은 카카오가 SM 주식을 은밀하게 대량 장내매집하는 방법을 썼다고 봤다. 인수 목적을 숨겨야만 SM과의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 관련 가처분 소송에서 이겨 지분을 저가에 인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카카오 그룹이 이를 위해 사모펀드사까지 동원해 SM 주식을 장내매집했다고 판단했다. 공개매수 초반인 2월 16일과 17일, 후반인 27일과 28일에 고가매수 주문, 물량소진 주문, 종가 관여 주문 등 시세조종 주문 방법으로 SM 주식을 매집했고, 결국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저지시켰다는 것이다. 검찰은 "카카오 그룹은 계열사들을 동원하고, 주가부양을 위한 입장문을 시장에 발표했으며 기업자금을 시세조종 범행에 이용하는 등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시세조종 범행을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계획적·조직적으로 은밀하게 진행된 대기업의 시세조종 범죄에 대해 카카오 그룹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김 위원장의 지시로 일사불란하게 실행된 시세조종 범행의 전모를 밝혔다"며 "금융·증권 범죄에 대해 엄정한 수사와 철저한 범죄수익 환수로 자본시장 질서가 확립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서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