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 결혼 안 해" 대학에 '결혼학과' 신설한 이 나라

입력
2024.08.07 11:00
中 민정대학, 9월 결혼학과 신입생 모집
"긍정적인 결혼·가족 문화 알리는 게 목표"
캠퍼스에 모의 예식장·혼인신고 실습장도
상반기 혼인건수 10년 전 대비 반토막
출산율 1명에 "반려동물이 더 많아질 것"

혼인 건수가 급감하고 있는 중국의 한 대학에서 결혼 산업과 문화 발전을 목표로 하는 이른바 '결혼학과'가 개설돼 이목을 끌고 있다.

7일 중국 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중국 민정대학(CCAU)은 오는 9월 '결혼 서비스 및 관리 학과'를 신설해 신입생 70명을 모집한다. 환구시보는 이 학과가 "학생과 대중에게 중국의 긍정적인 결혼과 가족 문화를 강조하고 중국의 결혼 관습 개혁을 진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중국에 이 같은 학과가 신설되는 것은 처음이다.

해당 과정을 졸업한 학생들은 결혼 서비스업계 협회, 중매 대행사, 결혼 서비스 회사, 결혼 및 가족 상담 기관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또 캠퍼스 내 모의 예식장과 혼인 신고 실습장 등이 설치되고, 예식장에서는 전통 혼례 등 다양한 형식의 결혼식을 실습하게 된다.

중국에 결혼학과가 생긴 배경에는 최근 급감하는 혼인 건수가 있다. 4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보도한 중국 민정부 통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혼인신고 건수는 343만 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392만8,000건)보다 49만8,000건 감소했고, 2014년(694만 건)과 비교하면 반토막난 수치다.

결혼이 급감하면서 '인구대국'의 지위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중국의 합계 출산율은 지난해 기준 1.0명을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중국 반려동물 수가 올해 처음 4세 미만 영유아 수를 넘을 것이며, 2030년에는 반려동물 규모가 영유아의 2배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결혼학과가 신설되는 것에 대해 싸늘한 시선을 보내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결혼학과 신설이 발표된 이후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는 "이제는 정부가 중매업을 운영할 때다", "이 전공을 배우면 졸업한 뒤 바로 실직이다", "이 업계는 지는 해가 아니다. '최후의 날'이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현주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