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위안부', 더 많은 논쟁을 할 책임 외

입력
2024.08.1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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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더 많은 논쟁을 할 책임

권은선 외 지음. 김은실 엮음.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1991년 피해 증언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위안부에 대한 성폭력 재현이 담긴 영화 '귀향'(2016)을 비롯해 위안부 담론의 지난 30년간 성취와 한계를 여성학에 비추어 돌아본다. 페미니스트 연구자 11명이 10여 년의 숙고와 토론을 거친 결과물이다. 민족주의의 틀을 깨는 저자들은 위안부 문제를 보편적 여성 의제로 확장한다. 휴머니스트·472쪽·2만2,000원

△항복의 길

에번 토머스 지음. 조행복 옮김. 제2차 세계대전을 끝낸 건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미국의 결단이었다. 미국 전쟁부 장관 헨리 스팀슨이 "믿기 어려운 힘을 가진 새로운 폭발물"에 대한 생각을 키우던 1945년 3월부터 6개월간 스팀슨과 태평양 전략폭격 사령부 수장 칼 스파츠, 일본 외무대신 도고 시게노리가 마주한 치열한 순간들을 되살렸다. 역사를 뒤바꾼 세 사람의 도덕적 고뇌가 그려진다. 까치·392쪽·2만2,000원

△내게 너무 낯선 나

레이첼 아비브 지음. 김유경 옮김. 거식증과 우울증, 조현병, 경계선 인격 장애 등을 진단받은 6명의 이야기를 담은 논픽션. 이들은 자신을 이해하는 정신의학적 해석 방식의 한계에 부딪혔다. 책은 ‘의학적 진단명’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이들 고유의 삶과 경험에 귀 기울였다. 저자는 이들이 정상성이라는 개념으로의 회복이 아닌 불안정한 마음으로부터 벗어나는 '변신'을 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타인의사유·372쪽·2만2,000원

△글쓰기의 감각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세계적인 심리 언어학자이자 인지 과학자가 영어 글쓰기를 위한 지침서를 펴냈다. "글을 더 낫게 해 주는 규칙도 있지만, 그것보다 더 많은 규칙이 오히려 글을 망친다”고 지적하는 저자는 시시콜콜한 규칙을 내세우는 대신 실용적 조언을 건넨다. 잘 쓴 글을 분석하고 학계·법조계 등의 고루한 글에 대한 처방을 내놓으며 기존 글쓰기 지침서의 낡은 감수성을 타파한다. 사이언스북스·640쪽·3만 원

△영화, 소리의 예술

미셸 시옹 지음. 이윤영 옮김. 작곡가, 영화 비평가인 저자가 소리의 관점에서 영화 이론을 종합했다. 저자는 749편의 방대한 사례를 뜯어보며 영상과 소리의 결합이 만들어 낸 변화를 분석한다. 1장은 무성영화 시기부터 100여 년에 걸친 영화사를 개괄한다. 말과 음악, 소음의 예술인 '영화의 초상'을 그리는 2장에 이어, 저자가 정립한 용어 110개가 ‘용어 해설집’에 실렸다. 문학과지성사·875쪽·4만4,000원

△불안 세대

조너선 하이트 지음. 이충호 옮김. 사회심리학자인 저자는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아이들을 불안 상태로 밀어 넣고 있다고 말한다. '놀이 기반 아동기'는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로 대체됐다. 저자는 부모들의 “현실 세계의 과잉보호와 가상 세계의 과소 보호”를 지적하며 '고등학생이 되기 전 스마트폰 금지' '16세 이전 SNS 사용 금지' 등을 개혁적 실천 과제로 제시한다. 웅진지식하우스·528쪽·2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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