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발생한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감사의 편지를 전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난 1일 홈페이지를 통해 "피해자가 마주한 고난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십시일반 마음을 더해주신 후원자분들 덕분에 숨통이 트였다는 피해 자매 두 분이 후원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손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피해 자매는 편지에서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도 저희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신 많은 분들, 친구, 자매, 이웃처럼 가까이에서 함께하듯 위로와 격려를 해주신 분들께 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만큼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들은 "사건이 재조명된 후 두 달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살면서 정말 길었던 것 같다. 큰 힘 보태주신 여러분 덕분에 처음으로 저희 마음을 속 시원하게 말할 수 있었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이어 "(후원자들의) 메시지와 성함을 보면서 울컥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많은 기분이 느껴졌다"면서 "저처럼 억울한 피해자가 두 번 다시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들은 "용기와 희망이 생기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잊지 않고 기억해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하다"며 거듭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성폭행 트라우마로 경제활동이 어려운 피해자를 위해 지난 6월 13~28일 모금 활동을 벌였다. 16일 만에 무려 3,144명이 참여해 목표액의 4배가 넘는 1억2,000만 원이 모였다. 후원금은 전액 피해자의 생계비로 사용될 예정이다.
밀양 성폭행 사건은 2004년 경남 밀양 지역 고등학생 44명이 여중생 1명을 1년간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울산지검은 가해자 중 단 10명만 기소했고, 다른 20명은 소년보호시설로 보내졌다. 나머지 가해자는 공소권 상실 처리되는 등 형사 처벌을 받지 않았다.
이 사건은 올해 초 몇몇 유튜버가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사이버 레커'들이 피해자 동의 없이 사건 당사자의 정보를 공개하면서 피해자가 2차 피해를 겪는 일도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