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경기 침체 우려에 채권 투자자들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하 가능성에 역대급 '베팅'을 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3.9%를 밑돌고 있다. 10년물 금리는 3.8% 수준에서 거래돼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국채 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나 닷컴 붕괴 이후 연준의 기준금리에 비해 이처럼 낮은 수준까지 하락한 경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지난달 31일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미 국채 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은 경기 침체 가능성 탓이 크다. 실제 부진한 경제 지표들에 침체 우려는 확산하고 있다. 지난 2일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1만,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예상을 밑돌았다. 반면 실업률은 4.3%로 예상치를 웃돌았다. 노동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 길목에 섰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 현금을 크게 늘린 것도 침체에 대한 시장의 경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버핏은 2분기 애플 주식을 절반가량 덜어내며 보유 자산 중 현금을 역대 최대인 2,769억 달러(약 377조 원)까지 늘린 상태다.
침체 공포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이른바 '빅컷' 전망도 확산하고 있다. 씨티그룹과 JP모건체이스 등은 오는 9월과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각각 0.5%포인트씩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