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생순 바랐지만...' 여자 핸드볼, 기적 없이 올림픽 마무리

입력
2024.08.04 19:01

한국의 유일한 단체 구기 종목으로 2024 파리 올림픽에 나섰던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우생순(영화 우리 생에 최고의 순간)'의 기적 없이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헨리크 시그넬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5차전에서 덴마크에 20-28로 패하며 조 5위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과 독일, 슬로베니아가 조별리그 5경기에서 각각 1승 4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한국에 패한 독일이 골득실에 앞서 조 4위로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덴마크와 무승부만 거둬도 8강 진출 가능성이 높았으나 덴마크의 벽은 높았다.

한국은 전반 수비에도 불구하고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매번 막혔다. 7분 넘게 골을 넣지 못하고 3골을 내줘 3-5로 역전당했고, 실책까지 이어지며 6-10까지 벌어졌다. 4분 동안 골 없이 공방전을 벌인 한국은 8-12로 전반을 마쳤다. 한국은 전반에서 23개의 슛을 날렸으나 8골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후반에는 10분 만에 7골을 내주며 12-19로 격차가 벌어졌다. 골키퍼를 빼고 7명이 공격에 나서는 강수를 뒀지만 득점이 나오지 않았고, 덴마크가 골키퍼를 없이 7명이 공격해 13-23으로 10점 차까지 벌렸다. 결국 승부는 20-28로 덴마크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단 1승도 어렵다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독일을 잡으며 선전했다. 조별리그 1차전 독일을 잡은 건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유럽 팀을 상대로 처음 승리한 것이다. 특히 유럽 강호들로 이뤄진 죽음의 조에서 경기 막판까지 무너지지 않고 대등한 경기를 펼친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4년 후 올림픽을 기대케 했다.

아울러 한국은 핸드볼 역사상 최초의 11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세우며 한국 구기 종목의 자존심을 지켰다. 갈수록 유럽 강세가 지속되면서 실력 차를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룬 성과다. 대한핸드볼협회 측은 "비인기 종목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많은 지자체의 제도적인 뒷받침과 더불어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