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도 OTT·플랫폼 시대...웨이브 "유료 구독자 2.3배 늘었다"

입력
2024.08.04 17:00
웨이브·아프리카TV, 양궁 결승 등 한국 선수 호성적에 미소
넷플릭스는 다큐멘터리 앞세워...유튜브 등도 간접 효과


2024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대표팀이 양궁을 비롯한 여러 종목에서 선전하면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와 개인 생방송 서비스 아프리카TV 등이 이용자 유입 효과를 보고 있다. 스포츠 중계를 소비하는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미국에서도 NBC 계열 OTT 피콕이 '올림픽 특수'를 누리고 넷플릭스도 스포츠 다큐멘터리를 전진 배치하는 등 플랫폼과 올림픽이 '윈윈'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4일 미디어연구소 다이렉트미디어랩이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OTT를 통한 스포츠 중계 이용이 급격히 늘고 있다. 한국에서는 온라인 중계권을 확보한 웨이브가 지상파 방송 화면을 받아 생중계와 하이라이트를 제공하면서 유료 구독자 상승 효과를 봤다.

특히 여자 단체 양궁 결승전이 열린 7월 29일 새벽에는 웨이브가 제공하는 주요 지상파 라이브 채널 동시 접속자 수가 직전월인 6월 대비 약 5.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웨이브 측은 "웨이브 신규 유료 구독자 수가 평소보다 2.3배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인터넷 방송인(BJ)과 소통하며 함께 중계를 보는 것이 강점인 아프리카TV 또한 시청자 유입 효과를 보고 있다. 인터넷 방송 통계 사이트 소프트콘 뷰어십의 분석에 따르면 아프리카TV는 7월 28~30일 최고 동시 시청자 수가 40만 명을 넘겼다. 스포츠 중계로 유명한 방송인(BJ) '감스트'의 방송에는 29일 여자 양궁 단체전 결승전 때 13만 명이 몰렸다.



미국 NBC 계열 OTT 피콕도 올림픽 흥행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올림픽 혜택'을 보는 OTT들이 나타났다. 미국 NBC 유니버설 디지털 플랫폼과 OTT '피콕'에는 올림픽 중계권을 무기로 올림픽 첫 주에 평균 600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모였다. 지난달 27일과 28일 일일 이용자 수는 역대 2위와 3위 기록이었다. 1위는 1월 미국프로풋볼(NFL) 플레이오프 경기를 단독 중계했을 때다.

세계 1위 OTT 넷플릭스는 직접 중계가 없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업한 다큐멘터리를 앞세웠다. 미국 국가대표 체조 선수 시몬 바일스의 트라우마 극복기를 다룬 4부작 다큐멘터리 '시몬 바일스, 더 높이 뛰어올라라'는 바일스가 3년 전 도쿄 올림픽의 부진을 딛고 이번 올림픽에서 잇따라 금메달를 따내며 역대 체조 사상 최초로 5관왕을 노릴 만큼 화려하게 부활하자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영상 플랫폼 유튜브도 IOC의 직접 파트너는 아니지만 NBC와 유럽의 유로스포츠 등 방송사들과 계약을 맺고 하이라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방송사가 유튜버와 틱톡커 등 인플루언서를 파리에 초청해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젊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붙잡고자 하는 전통 방송사들과 스포츠 중계 분야로 진출하고 싶어 하는 뉴 미디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닐 모한 유튜브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인플루언서의 스포츠 관련 활동이 처음은 아니지만 지금 파리에서 벌어지는 것은 역사상 가장 큰 규모"라고 전했다.


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