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여자 스프린터로 꼽히는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자메이카)가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여자 100m 준결선 출전을 포기했다.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프레이저-프라이스가 원칙 없는 규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기권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고개를 들고 있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3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100m 준결선 2조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경기 직전 그의 이름 앞에 기권을 의미하는 'DNS'가 붙었다. 경기가 시작된 후에도 그는 자신의 자리인 5번 레인에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자메이카육상연맹과 프레이저-프라이스 측은 그의 기권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온라인상에서 프레이저-프라이스가 보조구장 입장을 저지당한 것이 준결선 기권의 이유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프레이저-프라이스가 경기 전 훈련을 위한 보조구장에 입장하지 못해 항의하는 모습이 돌아다니고 있다. 해당 영상에는 올림픽 관계자로 보이는 이가 “선수단 버스를 이용해야 이 출입문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하자 프레이저-프라이스가 “전날 이곳으로 출입했는데, 왜 이제는 안 되는가. 규정이 바뀌었다면 선수들에게 알려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항의하는 모습이 담겼다. 일단 프레이저-프라이스는 다른 입구로 보조 훈련장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지난 4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을 1개를 수확한 역대 최고의 여자 스프린터다. 특히 주 종목인 여자 100m에선 2008 베이징 대회와 2012 런던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도 동메달을 수확했다.
그는 2017년 8월 출산을 전후로 잠시 공백기를 가진 뒤에도 2020 도쿄 대회에서 다시 입상하는 기염을 토했고, ‘마미 로켓’라는 애칭도 얻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2일 열린 여자 100m 1라운드에서 10초92의 기록으로 전체 2위에 오르는 등 호성적을 내며 5회 연속 메달 수확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한편 이날 준결선에 이어 열린 여자 100m 결선에서는 줄리엔 알프레드(세인트루시아)가 10초7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생애 첫 올림픽에 나선 세계랭킹 17위 선수가 만든 깜짝 금메달이다. 그의 모국 세인트루시아의 첫 올림픽 메달이기도 하다.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샤캐리 리처드슨(미국)은 10초87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수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