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양궁의 금·은·동 싹쓸이를 막아선 리자 바벨랭(프랑스)이 ‘전설’ 기보배를 언급했다.
바벨랭은 3일 프랑스 파리의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양궁 동메달 결정전에서 전훈영(인천시청)을 4-6(27-28 29-27 26-28 29-26 27-28)으로 제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프랑스 여자 양궁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획득함과 동시에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24년 만에 금·은·동 싹쓸이를 노렸던 한국의 독주도 막았다. 세계 최강 한국의 진기록을 견제하면서 개최국의 자존심을 세운 그는 경기 직후 바닥에 주저 앉아 포효하는 등 감격에 겨워했다.
바벨랭은 시상식 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레전드에 존경심을 표했다. 그는 ‘한국 선수에게 영향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곧바로 기보배를 언급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바벨랭은 2019년 10월 프랑스 대표팀과 함께 광주로 전지훈련을 온 경험을 떠올리며 “당시 기보배와 함께 활을 쏜 적이 있다. 그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며 “어떻게 노력하면 성과를 얻을 수 있는지 배웠다”고 했다.
기보배는 2010년대 한국 여자 양궁의 간판으로 활약한 선수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선 개인, 단체전 2관왕에 올랐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도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수확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양궁 종목 해설위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기보배와 한국 양궁에 경의를 표한 바블랭은 “마지막에 10점을 쐈을 때 정말 행복하고 스스로 자랑스러웠다. 노력이 결과로 나온 것 같아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한편 이번 대회 여자 양궁 결승에선 임시현(한국체대)과 남수현(순천시청)이 경쟁해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