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양궁 '에이스' 임시현(한국체대)이 2024 파리 올림픽에 3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항저우에서 3관왕을 이룬 데 이어 올림픽 무대마저 휩쓸며 세계 최강 여궁사임을 입증했다. 여자 양궁 올림픽 3관왕은 3년 전 열린 도쿄 올림픽의 안산(광주은행)에 이어 두 번째다.
임시현은 3일 프랑스 파리 레뱅발리드에서 열린 대회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대표팀 막내 남수현(순천시청)을 7-3(29-29 29-26 30-27 29-30 28-26)으로 꺾었다. 앞서 여자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임시현은 이로써 3번째 금메달까지 가져갔다.
남수현 역시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에서 여자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개인전 은메달까지 추가했다. 한국 양궁이 올림픽 개인전에서 금, 은메달을 모두 가져간 건 1988년 서울, 1992년 바르셀로나,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대회에 이어 이번이 5번째다.
임시현과 남수현은 1세트에서 똑같이 10점과 9점, 10점을 쏘며 29점으로 동률을 이뤘다. 1점씩을 나눠 가져 팽팽하게 승부가 펼쳐지는 듯했지만 임시현이 다음 세트부터 '에이스 본색'을 드러냈다. 임시현이 2세트 9점, 10점, 10점을 쐈고, 남수현은 9점, 7점, 10점을 쏘며 고개를 숙였다. 승기를 잡은 임시현은 3세트와 5세트에 각각 승점 2점씩 추가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임시현은 성인 국가대표에 발탁된 지 약 1년 만에 아시아 정상, 세계 정상 자리를 휩쓸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발탁된 뒤 출전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개인-단체-혼성전을 싹쓸이하며 3관왕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도 랭킹라운드서 694점을 기록, 강채영의 기존 기록(692점)을 2점 앞선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화려하게 출발한 뒤 3관왕을 차지했다.
임시현은 시상식에서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그린 뒤 나머지 손가락 세 개를 펼치는 재치있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현재까지 남자 단체전을 포함 4개의 금메달을 따낸 한국 양궁은 4일 끝나는 남자 개인전 금메달까지 따내면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양궁 금메달 5개 '싹쓸이'를 기록하게 된다.
이날 준결승에서 임시현에게 패하며 3위 결정전으로 밀린 전훈영(인천시청)은 개최국 프랑스의 리자 바벨랭에게 4-6(27-28 29-27 26-28 29-26 27-28)으로 져 개인전 메달 획득에 실패, 여자 단체전 금메달에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