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급락하면서 일본 증시도 폭락했다. 일본 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2일 급락해 3만6,000엔 선이 무너졌다. 주가가 전장에 비해 6%가량 떨어졌는데, 하락 폭은 사상 두 번째로 컸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5.81% 하락한 3만5,909엔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전장보다 2,216엔 떨어졌다. 1987년 10월 20일(3,836엔 하락) 다음으로 하락 폭이 컸다. 전날 약 2.5% 떨어진 데 이어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거래가 시작되자마자 하락세를 보였다. 전날 3만8,126엔에 장을 마감했는데, 개장 직후 1,000엔 이상 떨어졌다. 오전 9시 30분쯤 3만6,211엔으로 하락했고, 결국 3만6,000엔 선이 붕괴되며 장을 마감했다.
닛케이지수 급락은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본 NHK방송은 "미국 경기가 침체되면 일본 경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견해가 퍼지면서 개장 직후부터 매도 주문이 쇄도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가 1일(미국시간) 발표한 고용 관련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나빴고,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기술 관련주가 하락하자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4만9,000건으로, 전주보다 1만4,000건 늘며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경기 침체 우려 여파로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1% 떨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전장보다 각각 1.37%, 2.3% 하락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급증한 것이 미국 경기 침체 우려와 증시 급락의 방아쇠를 당겼다"고 분석했다.
엔화 강세도 닛케이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지난달 31일 단기 정책금리를 0~0.1%에서 0.25%로 추가 인상하자 엔화 매입 움직임이 강해졌다.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도쿄일렉트론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업체인 레이저테크는 10% 넘게 하락하며 반도체 관련주가 약세를 보였다. 일본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NHK에 "엔화 강세, 달러 약세로 기업 실적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꺾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