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건보료 1% 안팎 인상설 '솔솔'… 곳간은 아직 '넉넉'

입력
2024.08.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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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7.09%... 인상 요인은 다수
이달 말 건정심서 건보료율 논의

올해 소득의 7.09%로 동결된 건강보험료율이 내년에는 소폭 오를 전망이다. 지역·필수의료 확충과 장기간의 의료 공백으로 인한 비상진료체계 등 인상 요인이 있는 데다 2년 연속 올리지 않을 경우 추후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이달 중 건강보험정책 최고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어 내년도 건강보험료율을 논의한다. 건정심은 복지부 차관이 당연직 위원장이고 노동계와 경영계 위원 8명, 의약계 위원 8명, 복지부·기획재정부·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등 공익 위원 8명으로 구성된다.

건강보험료율 인상안은 1%대와 0%대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격한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에 따른 서민 경제 부담을 고려해 인상폭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최근 건강보험 재정 압박 요인이 많은 만큼 인상 자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급격한 고령화로 의료비 지출이 증가세인데, 올해 2월 전공의 집단 이탈 이후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는 데도 6개월간 건강보험 재정 1조1,600억 원이 투입됐다. 또한 내년에 의료 수가(건강보험에서 지급하는 의료 행위의 대가)가 평균 1.96% 올라 여기에도 1조2,700억 원가량 더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때문에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건강보험료율을 인상하지 않으면 내후년에는 더 큰 폭으로 올려야 할 수도 있다.

다만 '곳간'은 아직 여유가 있는 편이다. 건강보험 재정수지가 최근 몇 년간 흑자를 기록해 지난달 기준 누적 적립금이 28조 원으로 사상 최대다. 정부가 의료 공백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했어도 의료 이용 자체가 감소해 안정적인 흐름이 유지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복지부는 "건강보험료율을 이달 중 건정심에서 논의할 계획"이라며 "인상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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