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삼성전자노조, 5일까지 현업 복귀… “게릴라식 투쟁 지속”

입력
2024.08.01 22:47
파업 장기화로 임금 손실 부담 가중
준법투쟁 전환… 1노조와 흡수 통합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총파업 돌입 25일 만에 현업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파업 장기화에 따른 임금 손실로 적잖은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진다. 전삼노는 향후 기습적인 부분 파업 방식 등을 통해 임금 교섭을 위한 쟁의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전삼노는 1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현 시점부터 5일까지 현업에 복귀해 달라”고 조합원들에게 공지하며 “조합원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사측을 지속 압박하는 투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끝장 교섭 결렬로 파업 투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앞으로 전개될 투쟁을 성공시키기 위해 지속 가능한 게릴라 파업과 준법 투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8일 총파업에 돌입한 전삼노는 같은 달 29일부터 사흘간 사측과 마주 앉아 임금 인상, 성과급 제도 개선 등에 관해 협상했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원 임금 추가 인상 건을 두고 사측이 대안으로 내놓은 전 직원 여가포인트 50만 원 지급 안과 노조 측이 요구하는 200만 원 지급 안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전삼노는 파업 장기화로 조합원들이 한달 가까이 임금을 받지 못한 데다 5일 대표교섭권이 종료된다는 점을 고려해 총파업에서 준법투쟁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삼노는 안전한 근무환경 준수, 휴일근로와 연장·야간근로 지시 거부, 휴게시간 준수 등 복귀 후 대응 매뉴얼을 조합원들에게 제시했다. 그러면서 “출근하더라도 게릴라 파업을 진행하게 되면, 일하다가 그때 나오면 된다”고 강조했다.

전삼노는 1노조인 사무직노동조합과 통합된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4노조인 전삼노를 포함해 5개 노조가 있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1노조와 흡수통합을 통해 다음주 월요일부터는 전삼노가 1노조가 된다”며 “순서상으로나 규모상으로나 전삼노가 이제 1노조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삼노는 국회, 법조계, 시민단체와 연대하면서 투쟁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5일에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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