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젊은 세대의 암 발병률이 이전 세대보다 최대 3배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등 생활 양식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대표적 현대 질병인 암과의 전투에서 인간이 패퇴하고 있다고 연구진은 우려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암협회(ACS) 연구진은 이날 국제의학저널 랜싯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가장 흔한 암 34종 중 17종 발병률이 젊은 세대에서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000~2019년 암 34종을 진단받은 미국 환자 약 2,365만 명 정보를 출생 세대별로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젊은 세대 발병률이 가장 높게 조사된 암은 소장암, 갑상선암, 신장암, 신우암, 췌장암이었다. 연구진은 30대 중후반인 1990~95년생 집단의 발병률이 60대 중후반인 1955~60년 집단에 비해 △소장암 3.56배 △갑상선암 3.29배 △신장암·신우암 2.92배 △췌장암 2.61배 높게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여성의 경우 동일 세대에서 간암과 담관암(담도암) 발병률도 2.05배 증가했다.
이 밖에 유방암, 자궁내막암(자궁체부암), 대장암, 위암, 담낭암, 난소암, 고환암, 항문암, 백혈병, 카포시육종 등 총 17개 암이 X세대 및 밀레니얼세대에서 베이비붐세대보다 더 많이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 X세대는 대략 '1960·70년대 출생', 밀레니얼세대는 '1980·90년대 출생', 베이비붐세대는 '1950·60년대 출생' 세대를 뜻한다.
연구진들은 암 발병률을 높인 주범으로 △비만율 증가 △포화지방·붉은색 육류·초가공 식품·항생제 첨가 식품 등 섭취 △수면 부족 △앉아 있는 시간 증가 △오염물질·발암성 화학물질 노출 등을 거론했다. 또한 미국 암 검진은 주로 대장암, 자궁경부암, 유방암, 폐암에 국한돼 시행되고, 젊은 세대는 기타 다른 종류 암 관련 검진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논문 제1저자인 아메딘 제말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암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의료계가 이룬) 진전이 무위가 될 수 있다"고 WP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