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 제조 기업 도요타자동차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 지난 6월 드러난 품질 인증 부정행위가 한 달 만에 또 적발됐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부정행위는 없다"고 장담했던 도요타가 새빨간 거짓말을 한 셈이 됐다.
1일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은 지난달 31일 도요타의 품질 인증 관련 부정행위를 7개 차종에서 추가로 발견해 시정 명령을 내렸다. 도요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시정 명령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정 명령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부정을 저지른 기업에 '조직적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내려지는 것으로, 이를 받은 기업은 1개월 안에 재발 방지책을 제출해야 한다.
이번에 적발된 부정행위 차량은 '렉서스LM' '라브4' 등 지금도 생산 중인 4개 모델과 단종된 3개 모델 등 7개 차종이다. 앞서 도요타는 한 달 전에도 '코롤라 악시오' '야리스 크로스' 등 생산 중인 차종 3개를 포함, 총 7개 모델의 성능 시험 자료를 허위 작성한 사실이 적발됐다. 부정행위 차종이 총 14개로 늘어난 셈이다.
도요타는 이번 부정행위 적발로 '거짓말하는 기업'이 되고 말았다. 앞서 도요타는 지난달 초 국토교통성 조사 이후 "자체 점검 결과, 추가 부정행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 회장은 "후면 충돌 성능 시험이 북미 지역 기준에는 부합한다"고 설명했지만, 이미 2006년 폐지된 인증 방식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올해 1월 자회사인 차량 부품 생산업체 도요타자동직기에서 품질 부정 인증 문제가 불거졌을 때에도 그는 "내가 아는 한 본사의 부정행위는 없다"는 거짓말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정부는 연이은 부정행위 확인과 관련, '도요타의 의도적 은폐'라고 판단하고 있다. 국토교통성은 이번 시정 명령을 통해 도요타에 근본적인 개혁 방안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아사히는 "도요타가 '새로운 부정행위는 없다'고 스스로 발표했으나, 이 발언의 화살이 도요타로 되돌아왔다"며 "일본 대표 기업의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고 짚었다.
도요타는 이와 별개로 회장의 '부적절한 언급'으로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도요타 회장은 지난달 18일 나가노현에서 열린 교통안전 기원 행사에 참석해 취재진에게 "내가 '일본 탈출'을 생각한다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지금은 일본에서 열심히 일하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는다"며 부정행위 조사 결과에 대놓고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적반하장이자 오만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사회학자인 니시다 료스케 니혼대 교수는 아사히에 "문제를 일으킨 기업 회장의 법 준수 의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