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이사 밀어붙인 이진숙…야6당 "1일 탄핵안 발의"

입력
2024.07.3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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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심사·면접도 안해… 윤석열 거수기" 
박찬대 "능력·도덕성 못 갖춘 '빵점'인사"
'이진숙 버티기 선택'에 "오히려 감사하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등 야6당이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1일 발의하기로 했다. 이 위원장이 임명 당일인 31일 일사천리로 KBS·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의결을 밀어붙이자 그간 벼려둔 탄핵안을 꺼내든 것이다.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새로운미래 등 야 6당이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현 의원은 이날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와 방문진 이사를 선임·의결을 하려면 지원서는 물론 결격사유 확인 등 기본적인 서류심사·면접까지 면밀히 해야 한다"며 "이런 기본적인 절차도 뛰어넘고 윤석열 대통령의 거수기로 투입돼 속전속결로 방송장악에 나선 것"이라며 탄핵 사유를 밝혔다. 탄핵안은 1일 본회의 개의 전 발의되고, 개의 후 보고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 위원장이 방통위원장으로서 '부적격'하다는 판단에서 조금도 양보할 생각이 없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 회의에서도 "극우적 사고방식, 노조탄압 기획, 방송 장악 부역, 업무상 배임 횡령, 청탁금지법 위반"을 일일이 나열하면서 "이진숙'씨'는 공직을 수행할 자질과 능력, 도덕성을 전혀 갖추지 못한 '빵점 인사'”라고 날을 세웠다.

야권은 탄핵과 별도로 이 위원장에 대한 고발장도 제출했다. 국회 과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 위원장은 대전MBC 재직 시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반복적으로 사용한 것은 물론, 재임기간 중 청탁금지법이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준을 초과하는 접대를 일삼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 위원장이 탄핵안이 발의되더라도 자진 사퇴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직을 내려놓지 않으면 과거 범죄행각이 만천하에 공개될 것"이라며 "오히려 감사하다"고 꼬집었다.

박 직무대행은 "방송장악을 했던 모든 정권이 비참한 말로를 겪었다는 점을 명심하라"며 "함량미달 인사부터 당장 정리하고, 방송4법을 수용하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압박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방송4법을 재발의한다는 방침이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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