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장관에 김문수... '불통' 재확인한 윤 대통령 인사

입력
2024.08.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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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을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022년 9월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 위원장에 임명됐을 당시 야당과 노동계로부터 반(反)노조·극우 성향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4·10 총선 참패 뒤 약속한 국민통합과 거리가 먼 이념 편향적 인사를 반복해 등용하는 것은 아직도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윤 정부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 후보자는 지난해 3월 광주글로벌모터스를 방문해 "노조가 없고 현장에서 핸드폰을 보관하고 사용할 수 없다"면서 "평균 임금은 4,000만 원이 안 돼, 현대·기아차의 40%정도"라며 감동받았다고 했다. 노사갈등 조정자로서 열악한 청년 취업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광주형일자리 정책에 대한 이해 없이 '무노조 저임금'만 부각한 것이다. 2019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주최 토론회에서는 "문재인은 김일성 주의자로 총살감"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2020년엔 전광훈 목사와 극우성향의 자유통일당을 창당해 대표로 활동했다.

윤 대통령이 그제 '반일 종족주의' 공동저자인 김낙년 동국대 명예교수를 한국학중앙연구원장에 임명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반일 종족주의'에는 일제강점기 징용과 위안부 동원에 대한 강제성을 부정하고, 독도를 한국 영토라고 볼 학술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지난 2월엔 독립기념관 이사로 박이택 낙성대경제연구소장을 임명했다. 한국학 연구기관과 독립기념관을 이끌 주요 자리에 국민 다수 인식과 다른 식민사관을 가진 인사를 앉힌 것이다.

지난 4월 총선 참패는 윤 대통령의 불통과 편 가르기 식 국정운영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총선 다음 날 윤 대통령이 "나부터 변하겠다"며 국정 쇄신을 약속한 이유다. 그러나 총선 이후 교체된 장·차관 및 대통령실 참모진에도 캠프 출신 등 측근 인사들이 포함됐다. 쇄신을 보여줄 상징적 수단은 인사다. 포용과 탕평은 고사하고 총선 민의에 역행하는 편 가르기 식 인사를 반복하는 것은 심각한 이상징후가 아닐 수 없다. 집권 3년 차에 윤 정부는 역대 최저 수준의 국정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오만과 불통을 불식하는 인적 쇄신이 없다면 반환점도 돌지 않은 남은 임기 중 국정동력 확보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