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축구 종목에서 한국이 본선 진출에 실패한 가운데, '라이벌' 일본은 남녀 대표팀 모두가 선전하고 있다. 남자 대표팀이 조별리그 전승으로 일찌감치 8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 지었고 여자 대표팀 역시 브라질을 꺾고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일본 남자 축구 대표팀은 30일(현지시간) 프랑스 낭트 스타드 드 라 보주아르에서 열린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후반전 추가 시간에 터진 극장골에 힘입어 이스라엘을 1-0으로 꺾었다. 파라과이(5-0 승), 말리(1-0 승)에 이어 이스라엘까지 격파하면서 D조 1위를 확정 지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 없이 선수단 전원을 23세 이하(U-23)로만 꾸렸음에도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덜 까다로운 국가들과 한 조로 묶인 덕도 있지만, 3경기에서 7득점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시아 국가가 올림픽 조별리그에서 전승을 달성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의 다음 상대는 '무적함대' 스페인이다. 스페인은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이집트에 1-2로 덜미를 잡히면서 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일본 입장에선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고도 강팀을 만나게 됐다. 다만 현재까지 일본의 기세만 보면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이 스페인마저 넘을 경우 1968년 멕시코 대회 동메달 이후 56년 만의 남자 축구 올림픽 메달도 가시권에 들어온다.
월드컵 우승 1회, 올림픽 은메달 1회 성적을 내는 등 '강호' 평가를 받는 일본 여자 축구 대표팀 역시 8강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일본 여자 대표팀은 25일 스페인과 C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1-2로 역전패 당했지만, 28일 브라질과 경기에선 반대로 2-1 역전승을 거두면서 현재 스페인에 이어 조 2위에 올라 있다.
올림픽 여자 축구는 3개 조로 구성된 12팀 가운데 각 조 1·2위가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3위팀 중에서도 성적(승점, 골 득실, 페어 플레이 팀 점수)이 좋은 두 팀이 8강 티켓을 쥘 수 있다. 일본은 31일 C조 최하위 나이지리아와 3차전을 앞두고 있어서 상황이 나쁘지 않다.
일본 대표팀의 선전은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 등으로 어수선한 한국 축구의 상황과 대비된다.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파리 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했던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에 충격패를 당해 1984년 LA 올림픽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 티켓을 놓쳤다. 아직 올림픽 경험이 없는 여자 대표팀 역시 본선 12개국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