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경영진 앞에 선 AI 대가 "생성형 AI 통해 유통은 검색형에서 대화형으로 바뀔 것"

입력
2024.07.30 19:00
24면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교수 특강
"작은 영역이라도 AI 시도해야"


인공지능(AI) 대가로 알려진 앤드루 응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30일 임영록 그룹 경영전략실장, 한채양 이마트 대표, 정형권 G마켓 대표 등 신세계그룹 경영진 20여 명에게 "광범위한 유통업 포트폴리오를 가진 신세계그룹은 미래 유통 혁신을 위해 AI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호텔에서 응 교수가 경영진에게 'AI 시장 변화와 리테일 대응 전략'을 주제로 강연했다고 밝혔다. 응 교수는 얀 르쿤 뉴욕대 교수, 요수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교수 등과 함께 'AI 4대 석학'으로 꼽힌다.

신세계그룹은 AI를 활용한 미래 전략을 구상하기 위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 AI 전문가가 테크기업이 아닌 유통기업과 만나 성장 전략을 고민한 건 드문 일이다. 응 교수는 "AI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각 산업 분야에 특화된 AI 트렌드를 파악하고 기회를 포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연 후에는 AI에 관한 신세계그룹의 질문과 응 교수의 답변이 이어졌다. 한 대표는 "AI를 활용해 여러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을 고객 관점에서 경계 없이 유기적으로 연결하고자 한다"며 "AI를 회사는 물론 직원 개개인의 새로운 성장 무기로 삼게 하고자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응 교수는 "빠르게 발전하는 생성형 AI를 통해 기존 '검색형 리테일'은 '대화형 리테일'로 바뀌고 있고 이는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도 탈바꿈하게 할 것"이라며 "회사는 작은 영역에서라도 AI를 활용한 프로젝트를 많이 시도해 조직원들이 AI에 대해 가지는 두려움을 줄이고 필요성을 공감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도 "그동안 신세계그룹이 쌓아 온 광범위한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AI를 어떻게 쓸 수 있을지 구상하고 있다"며 응 교수에게 자문을 구했다. 그러자 응 교수는 "AI를 정교하는 만드는 요소는 빅데이터의 양과 질"이라며 "데이터가 충분하다면 기존에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수익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다"고 답했다.

신세계그룹은 현재 여러 계열사에서 AI를 업무·서비스에 접목하고 있다. 이마트의 할인 행사는 AI를 활용해 설계되며 SSG닷컴은 이미지 검색 서비스 '쓱렌즈'에 자체 개발한 '멀티모달 AI'를 담았다. 스타벅스는 매장에서 파트너가 음료 반납대 및 매장의 혼잡도 등을 파악할 때 AI를 쓴다.

박경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