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닮은꼴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청문회 연다

입력
2024.07.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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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해룡 경정, 거짓말 안 하는 듯" 신뢰
'채 상병 사건'과 함께 정국 뇌관 될 듯

더불어민주당이 현직 경찰의 폭로로 알려진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에 주목하고 있다. 이르면 내달 청문회를 열 방침이다. 대통령실이 연루된 정황에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과도 연결돼 쟁점 이슈로 부상할 폭발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30일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백해룡 전 영등포 형사2과장(경정)이 모든 것을 걸고 이야기를 했다"며 "청문회를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의원들 사이에서 공유됐다"고 전했다.

이 의혹은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2과가 지난해 9~10월 말레이시아 마약조직의 필로폰 반입사건에 인천 세관의 연루 정황을 포착했으나, 당시 영등포서장이던 김찬수 총경과 서울경찰청 간부 조병노 경무관이 수사를 방해했다는 내용이다. 양부남 민주당 의원은 "이 사건은 외압이 벌어진 지난해 10월 5일 영등포서에서 서울청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영등포서로 돌아왔고 세관 직원들은 그사이 증거 인멸을 했다"며 "10월 10일 공식 보도자료에는 세관이 연루됐다는 내용도 빠졌다"고 밝혔다. 백 경정은 이후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 지구대장으로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대통령실이 관여한 정황도 포착됐다. 백 경정은 전날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총경이 지난해 9월 20일 전화를 걸어 '용산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으니 브리핑을 연기하라'고 지시했다"며 "조 경무관도 지난해 10월 5일 전화를 걸어 '(세관 관련 내용이 보도자료에서) 빠졌다'고 얘기를 하니 '올바른 스탠스다, 야당을 도와줄 일이 있느냐'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김 총경과 조 경무관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조 경무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승진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과 닮은꼴로 보고 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지난해 8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한 수사기록에 대해 대통령실이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하고 기록 회수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방부 고위관계자들의 통화기록, 이종호 전 대표의 '임성근 구명' 의혹 녹취록 등이 공개돼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태다. 정리하면 두 사건은 ①대통령실의 수사 외압 의혹 ②수사 담당자의 폭로 ③이종호의 등장이라는 3가지 지점이 맞닿아 있다.

'마약 수사 무마' 의혹은 휘발성이 더 강하다. 박 대령은 사건 초기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윤 대통령이 격노를 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으나 물증이 없어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백 경정은 이미 여러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민주당 의원은 "백 경정의 진술이 일관돼 진실로 보고 있다"며 "집중적으로 의혹을 규명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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