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2022년 대규모 오류와 현장 혼란을 야기했던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사회보장시스템)과 관련해, 사전에 결함 가능성을 알고도 예산 반납 등을 이유로 무리하게 개통을 강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30일 이 같은 내용의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복지부에 개통 업무를 담당했던 시스템구축추진단장 장모 국장을 징계하고 관련자 3명에게 주의를 촉구하라고 요구했다. 감사는 2022년 9월 사회보장시스템 개통 후 대규모 먹통 사태로 일부 사회보장급여 지급 중단이 이어진 데 대한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실시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해당 시스템은 복지 급여 수급자 2,200만 명을 상대로 연간 46조 원에 달하는 복지 재정을 집행하는 대규모 공공 시스템으로 마련됐다. 개발에만 예산 1,269억 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사업은 초기부터 사업자 간 분쟁 등으로 지연을 겪었다. 당초 총 4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개통하기로 했는데, 특히 공무원이나 사회복지사들이 사용하는 핵심 시스템이 포함된 2차 연도 개발이 계속 지연됐다. 이에 사업추진단은 예산을 반납해야 할 것을 우려, 회의를 통해 "계약이 이행 완료됐다고 검사하자"고 결정했다. 일단 개통하고 보완하자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감사원 조사에 따르면, 당시 개통 진척도는 60.2%에 불과했다.
추진단은 이 과정에서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의 반대도 무시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정보원 실무진이 "국가계약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했지만, "책임은 복지부가 안고 간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정보원은 계약 검사 결과 141건의 부적합 사항을 확인하고도 적합 의견의 검사 확인서를 복지부에 보냈다. 복지부는 이를 근거로 2차 연도 계약 잔금 123억 원을 사업단에 지급했고, 시스템도 예정대로 2022년 9월 6일 개통됐다.
감사원은 이 같은 무리한 시스템 개통에 대규모 전산 오류가 일어났고, 한 달 동안 9만567건, 6개월간 30만4,800건의 개선 요청 민원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감사 기간에도 시스템에서 4,734건의 보안 약점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