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 기간이 공식 종료되면서 한동안 최고 36도를 넘는 무더위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겠다. 장마는 끝났지만 대기가 수증기를 다량 머금고 있어 언제든 집중호우가 내릴 수 있다.
기상청은 30일 브리핑에서 "태풍 통과 후 북태평양고기압이 강하게 확장하며 정체(장마)전선은 북한 쪽으로 밀려나갔다"며 "27일을 끝으로 전국에서 장마가 사실상 종료됐다"고 밝혔다. 올해 장마는 지난 6월 19일 제주에서 시작돼 22일 남부지방, 29일 중부지방으로 차례로 확대됐다.
올해 장마철 총 강수량은 전국 평균 472.0㎜로, 평년(1991∼2020년) 강수량 356.7㎜의 1.3배다. 중부지방(506.3㎜), 남부지방(447.2㎜), 제주(561.9㎜)도 평년 대비 30~60%가량 더 많은 비가 내렸다.
장마 종료 전후로 한반도 주변 기압계는 고도 5㎞ 상공에 북태평양고기압이, 10㎞ 안팎 상공에 티베트고기압이 위치한 '이중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기층이 뜨거운 공기로 가득 찬 형국이다. 이에 한동안 경상권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전국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오르며 무덥겠으며, 열대야도 곳곳에서 나타나겠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강원 태백시와 제주 산지·중산간을 제외한 전국에는 폭염특보가 발령됐다. 8월 초순까지 낮 최고기온은 30~36도로 높겠다.
이번 주말까지 한반도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들면서 수도권과 강원도는 대체로 흐리고, 남부지방은 가끔 구름 많은 날씨를 보이겠다. 금요일인 다음 달 2일에는 기압골 영향으로 수도권, 강원영서 지방에는 비가 오겠다. 이어 8월 초순까지 전국에 구름 많고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대기 불안정에 따라 소나기가 내릴 수도 있다.
기상청은 장마는 종료됐어도 그간 내린 비로 인해 대기 중 수증기가 가장 많은 시기인 만큼 언제든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준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폭염의 시작이 호우의 종료는 아니다"라며 "과거 강수 패턴을 보면 장마철 이후에도 대기 수증기량이 많다 보니 작은 충격만으로 많은 비가 오는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