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대출 금리가 조정된다. '실수요자에게 필요한 만큼 공급하겠다'는 취지인데,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당국이 정책대출 관리에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정책대출을 공급하고 있는 시중은행은 31일부터 디딤돌(구입자금)·버팀목(전세자금) 대출 금리를 조정한다. 전날 정부로부터 내려온 공문에 따른 조정이다. 적게 대출받거나 빨리 갚으면 이자를 감면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버팀목 대출의 경우 한도(임차보증금의 70~80%)의 30% 이하로 대출을 받으면 0.2%포인트 낮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디딤돌 대출 역시 한도(주택평가액×담보인정비율-선순위채권-임대보증금)의 30% 이하만 받으면 금리를 0.1%포인트 깎는다.
디딤돌 대출은 대출 실행일로부터 1년이 지난 시점에 원금의 40% 이상을 중도상환했다면 금리를 0.2%포인트 낮춰 준다. 반면 대출 갚는 속도가 더디면 금리를 올린다. 버팀목 대출 기한을 연장할 때 대출금을 10% 이상 갚지 않았다면 0.2%포인트 금리가 더 올라 상환 부담이 가중된다. 기존 상향폭은 0.1%포인트였다. 세 번째 기간 연장부터는 소득을 재심사해 소득 기준이 넘을 경우 임차보증금 구간별 최고금리에 0.3%포인트 가산금리를 덧붙인다.
당국이 정책대출 관리에 나선 것은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가 쉽게 꺾이지 않기 때문이다. 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압박하자 주요 은행은 소폭씩 자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군 금리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날도 우리은행이 다음 달 2일부터 주담대 5년 고정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를 0.1%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과 주담대는 전날까지 6조297억 원, 6조2,288억 원씩 늘어나 지난달보다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