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보류 결정을 내린 29일, 이 후보는 본인 소셜미디어 계정에 MBC 제3노조 구성원들이 최근에 올린 게시글을 공유하며 이번 인사청문회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표출했다. 직접적인 입장 언급은 없었다.
이날 이 후보는 MBC 제3노조 구성원들이 노조 명의로 각각 27일과 28일 '노조성명'이란 머리말을 달고 쓴 게시물 2개를 공유했다. 하나는 강명일 MBC 제3노조 비대위원장이 본인 계정에 올린 '사상검증, 강압취조, 인신공격 난무했던 청문회'란 제목의 글이다.
강 비대위원장은 글에서 "미디어의 모범이 되어야 할 과방위의 인사청문회가 미디어 교과서에 나오는 위법 사례를 총망라한 불법 표현 전시장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원들은 본인 발언 시간에 후보가 말하는 것이 아까운지 경쟁적으로 말을 잘라 들어 왔다"며 "이럴 것이면 왜 '청문'을 하는가?"라고 성토했다.
강 비대위원장은 청문회 당시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후쿠시마 오염수가 아니라 처리수"라고 말한 이 후보를 향해 "일본 정부 대변인 같은 뇌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도, "미디어 학계가 금기시하는 불법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에 대한 과방위의) 청문회는 청문회가 아니라 인민재판의 죽창질이었다"고 끝맺었다. 특별한 코멘트 없이 공유했지만 사실상 이 글에 공감한다는 뜻인 셈이다.
이 후보는 오정환 MBC 제3노조 위원장이 올린 또 다른 성명도 공유했다. 28일자로 작성된 '우리는 청문회에서 욕설을 배웠다'란 제목의 글이다. 오 위원장은 "사흘간의 청문회로 남은 것이 주로 욕설이라는 게 참 유감스럽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최민희 과방위원장과 노종면 민주당 의원,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 등 야당 소속 위원들의 청문 내용을 일일이 언급했다. 이어 "민주당 등 야당들은 사흘간의 청문회로도 모자라 이진숙 후보자를 다음 달 2일 과방위 증인으로 또 부른다고 한다"며 "그 과정에서 또 얼마나 많은 막말들을 들어야 할지 벌써 걱정이 된다"고 적었다.
MBC 제3노조는 2013년 3월 설립된 MBC 내 소수 노조다. 조합원이 1만5,000여 명인 기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와 달리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등 상급 단체에 가입돼 있지 않다. 추후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를 설립한 김세의 등이 초대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2017년 11월 초 공정방송노동조합(제2노조)과 통합했다.
한편 24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이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그가 대전MBC사장 시절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썼다는 의혹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새벽 4시에 빵집에서 4,000원을 결제하고, 사표 제출 당일엔 빵 100만 원어치 이상을 가게까지 옮겨가며 구매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이 후보는 '사적으로 쓰지 않았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 공간에선 이진숙 후보에게 '빵진숙'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쇼트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엔 관련 동영상이 40만 회 이상 조회됐다. 사용자가 가장 많은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중 하나인 '디시인사이드'에도 청문회가 시작된 24일부터 현재까지 '빵진숙'이란 키워드의 게시글만 약 50개가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