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선의 승패를 가를 경합주(州) 중 한 곳인 애리조나의 공화당 소속 한 시장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애리조나 주도인 피닉스의 최대 외곽도시 메사를 이끌고 있는 존 자일스 시장이 '이례적 선택'을 한 주인공이다.
자일스 시장은 29일(현지시간) 지역 매체인 애리조나리퍼블릭에 실린 '공화당 시장으로서 내가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니라, 민주당 소속인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일스 시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이를 뒤집으려 했다고 직격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는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했고, 공화당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트럼프와 함께하는 공화당은 정치적 극단주의로 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우리의 본질적인 자유에 대한 초점에서 멀어지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민 개혁을 외면한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애리조나에 인프라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성과를 냈다고 강조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정치에서 '품위(decency)'의 복귀를 대표한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자일스 시장은 공화당을 대표하는 온건 정치인 고(故)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을 소환하기도 했다. 그는 매케인 전 상원의원이 초당적 정치를 추구했다며 "그것이 내가 해리스 부통령에게서 보는 것과 같은 수준의 인격과 리더십"이라고 밝혔다. 매케인 전 의원은 애리조나에서만 35년간 상·하원 의원을 지낸 이 지역 '터줏대감'이었다.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대선에 나설 유력 부통령 후보로 민주당의 마크 켈리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해리스 지지'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우주비행사 출신인 켈리 의원은 애리조나에서 대중적 인기가 높은 인물이다.
자일스 시장은 "카멀라 해리스야말로 미국에 필요한 공정한 지도자"라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올해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에게 투표하기에는 너무 많은 것이 걸려 있다"고 부연하며 '민주당 후보'를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