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 '한동훈 금감원장 추천설' 반박..."대통령실이 제안, 인사검증도 받아"

입력
2024.07.29 16:45
"당시 여권서 나에게 여러 자리 제안"

친한동훈(친한)계로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했던 김경율 회계사가 29일 한동훈 대표의 법무부 장관 시절 금융감독원장 자리를 제안한 주체로 대통령실을 지목했다. 한 대표가 김 회계사를 금감원장에 앉히려 했다는 친윤석열계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김 회계사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한 대표 추천설과 관련해 "정확히 말하면 (나에게 금감원장 자리를 제안한 주체는) 대통령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안받은 시기를 "1년 좀 더 전"이라고 말한 뒤 "인사 검증도 구체적으로 했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장 인사가 최종 불발된 이유에 대해서는 "(인사 검증) 과정에서 없어진 것"이라고만 했다.

김 회계사가 언급한 '1년 전'은 이복현 금감원장 취임(2022년 6월) 1년 후 즈음으로, 한 대표가 법무부 장관 재직 때다. 당시 법무부가 인사 검증 업무를 하고 있었던 만큼, 이 원장 교체 의도와 맞물려 한 장관이 추천하고 대통령실이 김 회계사에게 자리를 제안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김 회계사는 이날 본보와 통화에서 "당시 여권에서는 나에게 다양한 자리 제안과 자문을 요청했었고, 반면 한동훈 장관은 나를 금감원장으로 추천해야 할 인연이나 이유가 없었다"며 "(한 대표 추천의)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한 대표의 김 회계사 금감원장 추천설은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석열계와 보수 유튜버 일각에서 제기된 의혹이다. 이를 근거로 원희룡 후보는 한 후보에게 김 회계사 추천설을 공개적으로 추궁하며 "사실이면 후보에서 사퇴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김 회계사는 이와 관련해, 과거 자신이 원 후보의 선거 유세를 열정적으로 도왔다며 “그랬던 사람이 이렇게 인신공격을 하고 사상적인 측면에서 색깔론을 들고나오면서 공격을 하니까 '환멸 곱하기 환멸'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회계사는 참여연대 활동가 출신으로 조국 사태를 계기로 진중권 교수 등과 함께 '조국 흑서'를 집필하는 등 보수로 전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총선 전 한동훈 비대위에서 활동하던 당시 명품백 수수 의혹의 김건희 여사를 프랑스 혁명기 처형을 당한 사치의 상징 '마리 앙투아네트'에 빗댔던 일로 친윤계의 미움을 샀다.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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