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시간 12분' 역대 최장 필리버스터 김용태 "펭수가 정치적 편향성 있나"

입력
2024.07.29 22:08
윤희숙 '국정원법' 당시 12시간 47분 넘겨
EBS 프로그램 언급 "뽀로로가 국민의힘?"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관련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에서 13시간 이상 발언하면서 헌정 사상 최장 기록을 세웠다.

이날 오전 8시 32분 발언을 시작한 김 의원은 13시간 12분 가량 지난 오후 9시 46분까지 발언하며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최장 기록은 2020년 12월 국가정보원법 개정 당시 윤희숙 당시 국민의힘 의원이 세운 12시간 47분이다. 김 의원이 기록을 갈아치우던 시점, 회의장에 앉아있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수를 쳤다.

이날 필리버스터에서 EBS의 프로그램 목록을 하나하나 언급한 김 의원은 “EBS의 어떤 부분이 정치편향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왜 EBS가 더불어민주당의 방송장악 정쟁에 희생양이 돼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지식채널e는 저도 좋아하는 프로그램인데 방송을 보면서 정치적 편향성을 본 것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EBS의 자랑인 펭수가 정치적 편향성이 있는 겁니까. 아니면 뽀로로가 문제가 됩니까. 뽀로로가 국민의힘입니까”라고 따져 묻기도 했다.

김 의원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언급하며 “이 후보자 법인카드 의혹이 사실이고 잘못됐던 거라면,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법인카드 의혹 역시 잘못된 것”이라며 이 전 대표를 공격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서도 “이 전 대표에 대해 비판하는 의원이 있느냐”며 “줄 서서 공천 받고, 이번에 배지 단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발언 도중 야권 의원들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돌풍’을 언급하면서 “타락한 운동권 정치인들이 어떻게 대한민국을 좀먹고 망치는지 잘 표현한 드라마”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이 법안들(방송4법)이 우리 언론 환경을 보다 공정하게 만드는 것이었다면,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초기에 이 법안을 처리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필리버스터는 ‘종결 요구’ 후 24시간이 지나면 무기명 투표를 거쳐 재적 의원의 3분의 2(180명) 이상이 찬성할 경우 종료된다. 야당은 김 의원의 발언 직후 종결 요구서를 제출해, 30일 오전 8시 33분쯤 24시간을 채운다. 이 경우 지난 25일부터 진행된 필리버스터는 총 100시간을 넘기게 돼, 역대 두 번째 최장 시간 필리버스터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장 시간 필리버스터는 2016년 2월 23일~3월 2일 민주당 의원들이 ‘테러방지법 반대’를 주장하며 벌였던 192시간 25분이다.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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