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리한 정산 주기 개선해야"... '티메프' 구제책 촉구하는 소상공인들

입력
2024.07.2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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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위메프 입점업체들 모여 
피해현황 공유, 대책 마련 촉구
강남서, 업체 관계자 수사 착수


"코로나19를 지나며 울며 겨자 먹기로 온라인 판로를 개척한 건데 이런 일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에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이 정부가 내놓은 '긴급경영자금' 투입 정책이 미흡하다고 비판하며 적극적인 구제안 마련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29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지하 느티나무홀에서 '티몬·위메프 입점업체 피해사례 발표 및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에는 참여연대를 비롯해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한국통신판매사업자협회,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등이 참여했다.

입점업체들은 이번 사태로 회사가 도산 위기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위메프에서 전통 과자를 판매하고 있다는 김대형 중랑시장상인회장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오프라인 소매가 타격을 입자 위메프에서 판매를 이어왔다"며 "2019년부터 매월 30만~50만 원의 광고비를 쓰는 등 사실상 온라인 매장을 운영한 셈인데 순식간에 문 닫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개인에 비해 소상공인들에 대한 구제안이 부족하다고도 했다. 티몬과 위메프에 문구류를 납품하다 5,0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봤다고 밝힌 방기홍 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장은 "소비자도 가정 경제의 어려움을 겪는 피해가 있지만 자영업자들은 생계 수단을 잃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내몰려 있다"며 "입점업체가 부도를 맞는다면 제품을 공급해주는 제조업자들도 연쇄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 "이미 대출 허덕여...정산 구조 개선해야"

입점업체들은 대출 중심의 정부 대책은 실효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를 지나며 저마다 대출 규모를 늘린 상태라 긴급 자금 대출로 피해를 막긴 어렵다는 얘기다. 방기홍 회장은 "정부가 5,600억 원 규모의 긴급경영자금 지원을 골자로 하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소상공인들은 연이은 불황에 대출받은 것도 못 갚고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출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더 과중한 무게를 짊어지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신 플랫폼 업계의 정산 구조 개선을 주문했다. 관행적으로 업체들은 판매 대금을 소비자가 결제한 후 두 달이 지나 정산을 받는데, 이로 인해 플랫폼 업체의 '돌려막기'가 발생하고 이번 사태까지 치달았다는 것이다. 김홍민 한국통신판매사업자협회장은 "판매 대금으로 돌려막기하면서 정산을 미뤄왔다가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 아니냐"면서 "플랫폼 업계에서 거래 정산주기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해 규모가 불어나자 경찰은 티몬·위메프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구영배 큐텐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등 총 5명에 대한 고소·고발장을 접수하고 특경법상 배임·횡령·사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순차적으로 관련자들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