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출신 방송인 파비앙이 국내 스포츠 팬들로부터 '댓글 테러'를 당한 사실을 고백했다. 파리 올림픽 개막식 당시 올림픽조직위원회가 한국을 북한으로 소개하는 등 결례를 범하자 애꿎은 파비앙이 화풀이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SBS의 특별 올림픽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파비앙은 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주최 측 실수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방송이 다 끝나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조직위의 실수에 대해 "(한국을 사랑하는 프랑스인으로서) 이번 사태에 너무 화가 나고,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그런데 국내 팬들의 비난은 엉뚱한 곳으로 향했다. 파비앙은 "(해설을 마치고) 집에 가보니 인스타그램과 이메일 등에 '댓글 테러'를 당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파비앙이 올림픽 개최국 프랑스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분풀이 대상이 된 것이다. 파비앙은 유튜브 댓글에 "이미 내 나라(프랑스)에 있으니 '네 나라로 돌아가라' 하지 말기. 대한민국 1호 욕받이 올림"이라고 썼다.
파비앙은 팬들의 악플 세례가 "익숙하지 않은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 2월 카타르 아시안컵 대회 때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의 갈등 사태에서도 파비앙에게 불똥이 튀었다. 파리 출신인 파비앙은 프랑스 프로팀 파리 생제르맹의 팬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강인의 소속팀이 파리 생제르맹이라는 이유에서 손흥민을 지지하는 팬들이 '네 나라로 돌아가라'라고 하는 등 파비앙에게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고 한다.
누리꾼들은 자성을 촉구했다. "파비앙이 올림픽 개최에 관여한 것도 아닌데 왜 욕을 하느냐"며 이해 못하겠다는 반응이 많다. 한 누리꾼은 파비앙의 유튜브 채널 댓글에서 "한국을 응원하러 (파리로) 간 사람한테 악플을 달고 있다니, 이성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