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내각이 시리아 접경지대 골란고원의 한 축구장을 타격해 12명의 목숨을 앗아간 로켓 공격 배후로 지목된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정부 대응을 승인했다. 가자지구에서 9개월 넘게 이어지는 전쟁이 이제는 '이스라엘 대 레바논' 간 전면전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 내각이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등에게 '골란고원 공습' 관련 대응 방식·시기를 결정하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골란고원 공격 당시 미국을 방문 중이었던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이 소식을 듣고 일정을 앞당겨 급히 귀국한 뒤, 곧바로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안보 내각 회의를 주재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회의 직후 "내각이 총리와 국방부 장관에게 대응 방식과 시기를 결정하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 점령지인 레바논·시리아 접경지대 골란고원에 위치한 마즈달샴스의 한 축구장에 전날 폭격이 가해져 12명이 숨지고, 약 20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상자 대부분은 청소년과 어린이였다. 1967년 제3차 중동 전쟁 때 이스라엘이 시리아로부터 빼앗았고, 1981년 자국 영토로 병합한 마즈달샴스에는 이슬람 시아파 분파인 드루즈파를 믿는 시리아계 주민과 이스라엘 정착민이 주로 거주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축구장 폭격'의 배후로 헤즈볼라를 지목했다. 헤즈볼라는 마즈달샴스 공격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며 배후설을 부인했으나, 이스라엘은 만 24시간도 되지 않아 보복 공격을 퍼부었다.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은 '하마스 지원'을 표방하는 헤즈볼라와 거의 매일 산발적 교전을 벌여 왔다. 다만 최근 몇 주 동안에는 이스라엘의 공습과 헤즈볼라의 로켓·무인기(드론) 공격이 이어지는 등 양측 교전은 점점 격화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중동 지역 확전 가능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필 고든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통해 "미국은 모든 공격을 중단시키고 국경 양쪽의 시민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외교적 해법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더 이상의 사태 확대를 피하기 위해 모든 당사국이 최대한의 자제력을 발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