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유동인구가 많은 광화문광장 일대 횡단보도에 '볼라드(길말뚝)'를 설치한다. 이달 초 시청역 역주행 참사 이후 광화문광장 역시 보행자 안전 강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광화문광장에 접근할 수 있는 횡단보도 9곳에 볼라드를 설치하기로 했다. 세종대왕 동상 주변 3곳에는 상황에 따라 스위치를 눌러 꺼내거나 집어넣을 수 있는 '스마트 볼라드' 설치도 검토한다. 광화문광장에서 대형 행사가 열릴 때 인파 밀집 등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취지다. 광장과 차도 사이 연석 높이가 낮은 곳은 대형 화분을 임시로 놓았다가 올해까지 석재 화분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시는 최근 광화문광장 일대 보행자 안전대책 강화를 위해 최근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이 같은 방안들을 논의했다. 지난 1일 시청역 역주행 참사 발생 이후 유동 인구가 많은 광화문광장 일대에도 차량 돌진 사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시는 볼라드 설치로 장애인 등 교통약자 이동 편의가 저하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 관련 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볼라드의 규격과 설치 위치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시는 조만간 전문가 자문회의와 현장 방문을 거쳐 설치 방안을 최종 결정하고 내년도 예산에 반영할 방침이다.
과거 광화문광장에서는 2009년 개장 이틀 만에 택시와 승용차가 추돌하면서, 택시가 20m가량 광장으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서울시는 안전 대책으로 1.8m 높이 석재 화분 290개를 설치했지만, 2022년 8월 초 광장 재개장 당시 모두 철거하고 철제 안전 펜스 등을 배치했다. 시 관계자는 "유관 기관 등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시민들이 안전하게 광화문광장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