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나와라" vs "정당한 불출석"… 김빠진 尹 탄핵 청문회

입력
2024.07.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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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참고인 27명 중 19명 불출석
野, 한남동 관저 찾아가 "출석하라"
與 "위헌적이고 위법적 청문회"

26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 국회 탄핵 청원 2차 청문회는 '맹탕'으로 진행됐다. 청문회를 주도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의원들은 핵심 증인인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등이 불출석하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까지 찾아갔지만 끝내 거부당했다. 여당은 이번 청문회 자체가 "위헌적이고 위법적 청문회"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청문회는 증인석 곳곳이 빈 채로 시작됐다. 야당 주도로 마련된 이번 청문회는 애초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명품백 수수 사건에 초점을 맞췄지만 김 여사는 물론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와 대통령실 관계자 등 증인·참고인 27명 중 19명이 불출석하면서 김이 샜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김 여사, 최씨,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증인 13명은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고 무단으로 불출석했다"며 "무단으로 불출석한 증인에 대해서는 법률에 따른 고발 등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반드시 묻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향후 '김건희 특별검사법'과 관련 입법 청문회에 해당 증인들을 다시 채택할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청문회 자체가 불법인 만큼, 증인들이 나올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송석준 의원은 "제가 누누이 말씀드렸지만 이번 청문회는 그야말로 헌법에도 반하고 법률에도 반하는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청문회"라고 비판했다. 이에 정 위원장이 "불법이면 나가라"라고 하자 송 의원은 "나가겠다"며 퇴장했다. 주진우 의원도 "이번 청원은 국회의장이 청원인한테 '국회의원의 개별 권한이므로 국회가 처리할 수 없다'고 설명하면 끝나는 것"이라며 "그 공문 한 장을 위해서 왜 이렇게 많은 증인들을 불러서 강제로 청문회를 열어야 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야당 의원들은 김 여사의 출석을 요구하기 위해 정회 시간을 이용해 관저까지 찾아갔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 관저 인근에 도착한 야당 의원들은 경찰에 의해 저지당하자 "우리가 명품백을 안 가져와서 안 만나 주는 것이냐" "명품백 등 500만 원이 넘는 선물을 왜 받았는지 밝혀야 하는데 관저에서 나오지 않느냐"고 항의했다.

구체적 사안을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를 향해 "유사언론이라고 부르기에도 저급한 공작집단이 몰카 시계로 불법촬영을 강행한 범죄 혐의자"라고 비판했다. 송 의원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하명 청문회라는 얘기에 공감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최 목사는 "부정부패를 보고 어떤 국민이든지 다 서로 조력하고 협력했을 것"이라며 "종북으로 물타기한다고 금품수수가 해소되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탄핵 사유가 되는지도 쟁점이 됐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 취임 전의 일이고, 본인도 아닌 배우자와의 결혼 전의 일이기 때문에 탄핵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수사를 받아야 할 김 여사에 대해 검찰이 전혀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직권남용 수사 개입 의혹이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맞섰다.

김정현 기자
박준규 기자
이민석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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