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 프로야구 경기를 보러 간 소방관들이 경기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한 사연이 알려졌다.
26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공주소방서 소속 김성준 소방장, 인현준 소방교, 송대운 소방사는 앞서 24일 야구 경기 관람을 하러 대전 중구 한화이글스파크를 찾았다.
3루 관중석에 앉아 있던 이들은 오후 6시 28분쯤 외야 관중석 지붕에서 불기둥이 올라오는 걸 목격했다. 소방관들은 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한화이글스 구단 관계자와 함께 소화기로 진압을 시도했다. 이어 화장실 고무호스로 물을 끌어와 약 5분 만에 불을 모두 껐다.
현장에 있던 관중들은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선발 투수 류현진을 소개하는 순간 불기둥이 솟구치더니 천장에 불이 붙었다", "경기장에 연기가 가득해서 입, 코 다 막고 있다. 대피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상황을 전했다.
관중이 가득 찬 구장에서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지만 소방관들의 신속한 대처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 불로 40대 관중과 구장 관리팀 20대 직원 등 2명이 경상을 입고 경기 시작이 5분 지연됐다.
불은 행사용 화염 연출기에서 누출된 에탄올이 근처의 전선 등에 뿌려져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권혁민 충남 소방본부장은 "화재, 구조, 구급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사명감을 바탕으로 화재를 예방하고 도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