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변우석 '과잉 경호' 업체 고소… 인권위도 조사 착수

입력
2024.07.26 11:00
경찰, 경호원법 위반 가능성 등 내사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배우 변우석의 '과잉 경호' 논란을 일으킨 사설 경비업체를 고소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지 본격 조사에 나섰다.

25일 공사 소속 경비대는 변우석의 경호를 맡았던 업체에 대한 고소장을 인천공항경찰단에 제출했다. 공사 측은 지난 12일 변우석 경호인들이 공항 게이트를 통제하고, 탑승객의 항공권을 임의로 검사한 행위가 권한남용이나 강요죄 등에 해당하는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고소와 별개로 이미 경찰은 과잉 경호 논란을 일으킨 경호원들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한 상태다. 사건 당일 변우석을 경호한 인력 6명 가운데 절반이 내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호 과정에서 팬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플래시를 쏘며 위협적인 행동을 보였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폭행이나 강요, 업무 방해, 경호원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공사 측은 과잉 경호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학재 공사 사장은 지난 17일 국회에 출석해 경비업체의 게이트 통제에 대해 "저희가 (부적절한 행위를) 발견하지 못한 책임은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사장은 경호원들의 항공권 검사나 플래시를 비춘 행위에 대해 "불법행위"라고 비판했다. 공사는 공항 내 사설 경비업체의 행동준칙을 마련하고, 위반 시 처벌하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인권위도 이번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 14일 한 민원인은 인권위에 "국가인권위법에 따라 '변우석 과잉 경호 논란'에 따른 인권침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진정을 냈다. 그런데 사설 경비업체를 상대로 진정을 제기한 터라 인권위가 이 사건을 조사할 수 있는지 여부가 불투명했다. 현행법상 사인 간 인권침해는 인권위 조사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민원인이 피진정인을 공사 경비대로 변경하면서 조사가 시작됐다.

인권위는 경비대가 경비업체의 행위를 사전승인하거나 협의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비업체 측은 게이트 통제나 항공권 검사의 경우 안전을 위해 공항 경비대와 협의해 실시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공사는 "업체와 협의한 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장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