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을 구속한 검찰이 김 위원장의 혐의 입증을 자신했다. 다른 시세조종 사건에서 나타나는 주요 특징들이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매수에서도 또렷하게 드러난다는 뜻이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이날 오후 2시부터 김 위원장 소환조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가 지난해 2월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공개 매수가인 12만 원보다 높게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23일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받아낸 뒤, 24일 김 위원장을 처음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혐의 입증을 위한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확보한 증거에 따라 △공모 정황 △막대한 돈 투입과정 △투입된 날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세조종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가매수 주문이나 물량 소진 주문과 같은 전형적인 시세조종 매매 양태도 확인했다"고 자신했다.
합법적 장내매수였다는 김 위원장 측 주장에 대해서는 "시세 고정이나 안정을 목적으로 이뤄지는 경우는 시세조종에 해당한다는 게 자본시장법 176조 3항의 법리"라고 검찰은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경쟁자의 공개매수에 대응해 경영권을 취득할 방법은 다 마련돼있다"며 "하지만 카카오는 경영권 취득을 위해 하이브 공개매수를 저지하려 했고, 목적을 숨기려 대항 공개매수를 하지도 않았으며, 지분 취득 사실을 공개하지 않으려고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를 동원해 5% 이상의 지분을 몰래 장내매수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SM엔터 시세조종과 관련해 청구한 세 차례의 구속 영장이 모두 발부됐다며 혐의 입증을 자신했다. 김 위원장과 같은 혐의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회장이 구속됐다가 최근 보석 석방됐다. 이 관계자는 "세 번의 청구 단계에서 시세조종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치열하게 심문 과정에서 다퉜다"며 "법이론과 판례, 증거를 통해서 단순히 공개매수 기간 장내매수가 아니라 시세조종을 선택했다는 걸 설명했다"고 언급했다.
검찰이 받은 구속영장으로 구속할 수 있는 기간은 최장 20일이다. 검찰은 구속 기간 동안 김 위원장을 상대로 시세 조작 가담 여부를 조사한 뒤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