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됨에 따라 비상경영체제를 마련했다. 2023년 11월부터 김 위원장이 맡아온 경영쇄신위원장 직무를 한시적으로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대표가 맡는다.
카카오는 25일 오전 네 시간 가까이 그룹협의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협의회는 정 대표가 주재했으며 주로 카카오 안팎의 리스크를 살피고 구체적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카카오는 정 대표와 CA협의체를 중심으로 하는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CA협의체 산하 경영쇄신위원회는 카카오가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카카오 공동체 전체의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그룹 쇄신을 위해 김 위원장이 맡았던 경영쇄신위원장 업무도 정 대표가 대신한다. 또한 매달 1회씩 진행하던 그룹협의회를 주 1회 열어 주요 경영 현안을 긴밀히 협의하고 기민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정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각 계열사별로 진행 중인 쇄신 및 상생 프로젝트를 문제없이 진행해달라"고 강조했다고 카카오가 전했다. 또한 정 대표는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언급했다. 회의에 참석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 역시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각종 과업을 잘 수행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카카오가 전했다.
카카오가 김 위원장의 공백 최소화에 나선 것은 사법리스크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김 위원장은 2023년 2월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인 12만 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23일 새벽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검찰은 최장 20일 동안 김 위원장을 구속한 상태에서 수사할 수 있다. 이후 검찰이 김 위원장을 구속 기소한다면 공백이 더 길어질 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