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5일 더불어민주당의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강행 처리 움직임에 맞서 4박 5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방해)에 돌입했다.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24시간마다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시키고 법안을 하나씩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에 방송4법 중 방송통신위법 개정안이 상정되자 필리버스터를 시작했다. 22대 국회 필리버스터는 채 상병 특별검사법 이후 두 번째다. 첫 주자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이 나섰다. 여야는 밤샘 필리버스터와 법안 통과에 대비해 의원 간 당번조를 편성하고 본회의 자리를 지켰다.
여당은 이날 본회의 전부터 방송4법 강행 처리 시도에 반발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대로 된 토론 없이 민주당 단독으로 상임위원회를 개최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방송4법의 본회의 처리에 동의할 수 없다"며 "법안 하나하나마다 무제한 토론을 해서 부당함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도 이날 "수적 우위를 앞세워 마구잡이로 법안을 강행처리하는 방식의 국회 운영에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날 본회의 사회를 거부했다.
민주당은 닷새간 매일 하나씩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는 시작 후 24시간이 지나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강제 종료할 수 있어, 여당 협조 없이도 필리버스터를 끝낼 수 있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에게 소중한 공영방송을 돌려드리고, 언론 독립을 지키는 방송4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며 "앞으로 며칠 동안은 비상한 각오로 임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