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최근 논란이 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에 제동을 걸었다.
2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감원은 두산로보틱스가 이달 15일 제출한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증권신고서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금감원 측은 해당 증권신고서에 대해 "심사 결과 증권신고서 중 중요사항에 관해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한 경우, 중요사항의 기재나 표시 내용이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두산그룹은 최근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 간 인적분할·합병,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포괄적 주식교환 등을 통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완전 자회사로 이전하는 사업 구조 개편을 발표했다.
하지만 적자 기업인 로보틱스와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는 밥캣의 기업가치를 거의 1대 1로 평가하면서 소액주주의 반발이 커졌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갖고 있는 소액주주의 경우 주식 100주당 27만1,000원의 손해를 보게 된다고 추산했다. 반면 두산 측은 별도의 투자금 없이 밥캣에 대한 지배력을 13.8%에서 42%까지 높일 수 있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두산의 합병에 대해 문제 삼고 있다.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주주의 비례적 이익과 밸류업 토론회'에서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반투자자들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있고, 어떤 피해를 받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 역시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시장에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도적으로 고칠 부분이 있을지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이번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 내용이 담긴 증권신고서는 이날부터 효력 정지된다. 회사가 3개월 이내에 내용을 보완해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 증권신고서는 철회된 것으로 간주된다
이에 대해 두산로보틱스 측은 "금감원의 정정요구 가운데 합병 비율에 관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합병 공시 후 통상 절차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금감원 요구에 맞게) 최대한 빨리 증권신고서를 정정할 것”이라며 "증권신고서가 철회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