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가 대정부 협상을 위해 꾸린 범의료계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의정 대화는커녕 내부 통합도 못 한 채 결국 문을 닫는다. 그간 올특위는 전공의·의대생 불참으로 의사계 대표성이 결여된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의협은 24일 입장문을 통해 “20일 열린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 올특위 운영에 대한 여러 조언을 집행부에 전했고 집행부에 운영 방향을 맡기기로 정리됐다”며 “23일 상임이사회에서 논의한 결과 전공의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올특위의 방향성 대폭 개편, 존속 여부 등을 심사숙고하기 위해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올특위 마지막 일정은 26일로 예정된 ‘전국 의사 토론회’다.
올특위는 대한의학회, 지역의사회, 의대교수 단체 등 주요 의사단체 대표자가 모여 지난달 20일 야심차게 출범했다. 비로소 의료계 단일 창구가 마련돼 의정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의료공백 사태를 초래한 당사자인 전공의와 의대생이 의협에 반기를 들며 참여를 거부해 한 달여 활동하는 동안 논의에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의사계 구심력 회복은 물론 대정부 협상력 확보에도 실패했고, 되레 기성 의사들과 젊은 의사들 간 불협화음만 노출됐다.
결국 의사계 내부에서 먼저 올특위의 존재 의미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됐다.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이달 중순 의협 집행부에 올특위 해체를 건의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도 20일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 회의에 참석해 올특위 해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협이 의정 갈등 국면에서 의사 대표단체로서 위상을 상실하고 끝내 올특위마저 사실상 해산 수순에 들어가면서 임현택 의협 회장의 리더십은 또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